
정부가 각종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앞으로 대출받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가뜩이나 가계대출 조이기로 대출받기가 까다로운 상황에서 대출 금리마저 오르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의 대출 금리는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 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이때 시장금리는 주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COFIX)나 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한다.
엄밀히 따지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시장금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대출 금리의 변동도 없다.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신호로 시장금리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에도 대출 금리는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므로 기준금리 인상은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도 "기준금리와 단기금리가 연동된 부분이 있어서 (은행 대출금리에) 영향이 안 갈 수가 없다"며 "이번 인상은 앞으로 금리 인상의 출발점이며,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 외에 내년에도 많으면 3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둔화되면 은행들도 경영상의 이유로 가산 금리를 올릴 수 있다. 이 경우 시장금리 상승과 가산금리 인상이 맞물려 내년에는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1∼2%포인트 오를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눈치 보기 때문에 가산 금리를 올리기 쉽지는 않지만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올리지 못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 대출 금리는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자금시장이 술렁이는 한편 부동산 시장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다른 투자처로 옮겨갈 수 있는 자금을 단기 부동자금이라고 한다. 30일 한국은행 집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말 국내 단기 부동자금은 1천69조5천715억 원이었다. 항목별로는 9월 말 현금이 97조4천억 원, 요구불예금은 221조3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간 초저금리 탓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돌던 부동자금이 어디로 움직일지에 대
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낮은 금리 탓에 부동산 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대거 빠져나오거나 시중 부동자금이 금융권의 고금리 상품으로 흘러들어 가는 대규모 '머니 무브'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간 저금리가 단기 부동자금을 늘린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은행권 고금리 상품이 부동자금을 흡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책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이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거래 절벽을 맞은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상승하면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예금취급기관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금 규모는 195조7천107억원에 달했으며, 2013년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111조56억 원이었던 임대업 대출금은 불과 4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이처럼 대출로 부풀었던 부동산 시장은 임대업자들이 대출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면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상승 기대가 꺾인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나올 여지도 커지는 셈이다.
또한,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대신 금융상품 투자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여전히 은행 예·적금 등 금융상품보다는 부동산 수익률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금리보다도 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기준금리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겠지만 차후 정책 방향 시그널에 따라 가계가 부동산 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런 금리 상승기에는 3년 이상 장기대출은 고정금리 상품으로 받고 예금은 6개월∼1년 단위로 굴려 금리 상승효과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수익형 부동산보다는 세계 경기 개선의 훈풍을 맞을 수 있는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금리 상승기에 대출을 받으려면 고정금리로 받는 것이 상식이지만 무조건 고정금리로 받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3년을 기준으로 3년 이상 장기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로 받고 3년 이하라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이원휴 KEB하나은행 한남1동 골드클럽 PB팀장은 "변동금리 대출자 중 상환 기간이 많이 남았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면 일정 부분은 고정금리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예금 상품에 투자하려면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이 유리하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 예금 금리도 올라가기 때문에 예금을 갈아타면서 금리 상승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다만 만기가 너무 짧은 상품을 선택하면 예금 금리 자체가 너무 낮을 수 있어 최소 6개월 이상인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금리에 상관없이 월급쟁이 직장인들은 일단 비과세 상품부터 챙기는 것이 좋다. 특히 올해로 해외주식형펀드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니 미리 들어놓는 것이 좋다.
박상철 신한 PWM도곡센터 팀장은 "투자금이 작더라도 일단 올해 안에 계좌를 만들어 놓고 한도만 크게 잡아 놓으면 최대 10년간 3천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해외펀드 중 3개 정도를 골라 1개당 1천만 원씩 한도를 설정해 놓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투자하고 싶다면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보다는 주식시장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채권을 피하기보다는 금리 상승기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뱅크런 펀드나 하이일드 채권은 눈여겨봐도 좋다.
뱅크런 펀드는 변동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수익도 늘어난다. 또 하이일드 채권은 기본적으로 비우량 회사에 투자하는 만큼 금리가 높아 채권 가격 하락을 만회할 수 있고, 경기가 좋아지면 부실 확률도 떨어진다.
다만 주식시장에 투자하더라도 직접 투자보다는 펀드 등 간접상품을 통해 투자하는 것을 권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금리가 올라가는 만큼 이자 비용이 늘어나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원휴 KEB하나은행 한남1동 골드클럽 PB팀장은 "내년부터 다주택자 과세가 강화될 예정이어서 조만간 다주택자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며 "기존 투자자도 앞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되니 어느 정도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면 지금 빠져나오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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