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칼럼] 학력 간 임금격차

우리나라의 임금격차는 상당히 크다. 유럽 각국에 비하여 임금격차가 큰 것은 물론이고 같은 유교권 국가임에도 일본에 비하여 학력 간 직종 간 임금격차가 훨씬 크다. 문제는 이런 임금격차가 경제서장에 따라 줄어든 것이 아니라 자꾸 증가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유발하는 학력 간 임금격차의 경우 지난 20여 년 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 사회동향2017’에 따르면 지난 21년간 고졸월급이 168% 오를 때 대졸자 월급은 186% 상승했다. 고졸자의 1996년 평균월급은 86만원이었으나 2017년에는 231만원으로 올랐다. 대졸자의 경우 1996년 126만원에서 2017년 362만원으로 상승했다. 이렇게 학력 간 임금격차가 큰 것은 노동생산성의 차이 때문만이 아니고 학력과 지식을 중시하는 과거의 전통적 인습에 의한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런데 학력 간 높은 임금격차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중요한 원인중 하나가 되는 것임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근래 우리사회에 골치 아픈 사회적 문제의 하나인 청년실업의 증가가 바로 여기서 출발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졸자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너도 나도 대학을 들어가고자 한다. 그런데 이런 대학진학욕구는 정부의 무분별한 증설 정책에 의하여 충족될 수 있었고, 그 결과 우리나라의 대학진학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몇 나라에 속하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사회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는 대학에서의 교육은 많은 대학 졸업자들을 실업자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고학력 대졸자들이 증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요인은 두 가지이다. 수요자측면에서 보면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에 걸 맞는 능력을 갖춘 인재가 적기 때문이며 현대산업이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자측면에서 보면 대우가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대졸인력이 너무 많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졸신규인력은 산업현장의 생산현장의 직종들이 외국인근로자들로 많이 채워지고 있음에도 놀면 놀았지 그런 직종으로는 취업하지 않고 있다. 학력 간 직종 간 임금격차가 심하여 저임금지대로의 진입을 기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우려하여 필자는 정부의 임금정책을 수립하는 자리에 있을 때 수년간 학력간 직종 간 임금격차를 완화시키는 임금지도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한 바 있다. 긴 기간은 아니었으나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같은 기업에 근무하면서 학력과 직종에 따라 임금격차가 너무 큰 것은 노동과 보수의 비례원칙에도 적합하지 않고 배분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도 합당한 것이 아니다. 정부는 왜곡된 임금구조를 바로 잡고 지나치게 높은 임금격차를 시정하는 사회경제적 정책을 현 정부의 주요 공공정책과제의 하나로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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