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계‧지적재산권 등 동산담보시장 2020년까지 6조원 규모 육성

윤근일 기자
최종구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동산담보시장을 6조 원 규모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에 동산담보 인정비율을 스스로 설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보장하고, 기업은 향후 3년간 1조5천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이런 내용의 '동산금융 활성화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기업이 부동산이나 보증 외에도 기계·설비, 매출채권, 지식재산권 등 각종 자산을 대출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인프라와 제도를 마련하며, 또 동산 담보 대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정책금융과 세제 지원을 통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2천500억 원 수준인 동산담보대출 시장을 3년 내 3조원, 5년 내 6조원까지 키울 방침이다.

이로써 시설물(공장 설비 등), 재고자산(농산물 등), 무체동산(지식재산권 등) 등 동산(動産)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 쉬워진다. 하지만 담보력이나 관리감독이 어려운 동산의 특징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대출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소기업의 자산 구성은 동산이 38%, 부동산이 25%, 현금 등 기타 자산이 37%였다. 그러나 담보 대출의 비중을 보면 94%가 부동산이고 동산은 0.05%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자산의 가장 큰 비중은 기계·설비나 매출채권과 같은 동산인데, 대출을 위한 담보로 활용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의 대출거절 사유 1위는 담보 부족이었다. 담보대출 턱을 낮춰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려는 게 목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동산은 부동산과 달리 기업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어 창업기업이나 초기 중소기업의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먼저 동산 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은행연합회 주도로 은행권 공동 전문평가법인 공개 풀(pool)을 구성한다. 전문평가법인은 은행에 해당 동산 자산의 담보 적합성과 거래 가능 시장, 설정된 권리관계 분석 등의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신용정보원은 이 같은 평가정보와 관리정보, 회수정보 등을 은행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집적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담보물 관리를 위해 담보물에 사물인터넷(IoT) 자산관리시스템 센서를 부착, 담보물 이동이나 훼손, 가동 여부 등을 감지하는 시스템도 마련할 방침이다.

또 기업 신용평가회사(CB사)는 해당 기업의 영업활동 정보를 통해 동산의 회전율이나 정상 가동 여부 등을 확인한 자료를 은행에 수시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담보로 잡은 동산 자산이 제대로 있고 작동하는지 등의 관리 업무가 수월해진다.

재고자산의 경우 완제품과 반제품도 은행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취급이 가능해진다. 지식재산권은 공통의 취급기준을 마련해 활성화할 예정이며, 무엇보다 40%로 획일화됐던 은행의 담보인정비율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은행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또한, 기업과 은행이 동산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각종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동산담보대출 이용 기업을 위해 3년간 1조5천억 원 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을 통해 기계설비 우대대출과 재고자산 우대대출을 새로 만들고 금리 인하와 한도 우대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며, 신보를 통해 동산담보대출액의 50% 범위에서 최대 5억 원까지 보증해 주는 동산담보대출 연계 특례보증도 신설한다.

은행의 취급 유인을 위해서는 산업은행을 통해 연 2천억 원 규모의 동산담보대출 특별 온렌딩을 도입, 자금조달 비용을 줄여주기로 했다.

동산 담보 부실채권 조기 상각을 허용해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 은행이 자체 상각한 대손 금액은 별도의 대손금으로 인정해 승인 절차 없이도 법인세 산정 시 손금산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의 동산 담보 대출 손실률 승인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도 제공하는 한편, 은행의 여신운용체계를 바꿔 지금은 제조업에 한정되던 것을 모든 기업이 이용할 수 있고, 모든 동산이 담보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모든 대출상품에 동산 담보 취득을 허용하고, 담보인정비율은 원칙적으로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은행권 표준내규를 전면 개정하고, 대출, 보증, 저리의 은행 대출재원 공급 등 인센티브도 부여할 계획이다.

또 IoT 활용이나 DB 구축과 같은 인프라는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에 전면 확산하고, 각종 법률 개정 사항은 법무부와 공동 태스크포스(TF)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입법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동산담보시장을 2019년 말까지 1조5천억원, 2020년 말까지 3조원으로 키우기로 했다.

금융위는 "은행도 여러 자산을 묶어 담보로 활용하면 경기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작고 경기침체기에도 채무불이행 위험도 낮다"며 "적절히 관리되면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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