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韓日 수출규제 "대화로 풀자"…강제징용 '평행선’

윤근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고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15개월 만의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최대 현안인 수출규제 사태를 해결하자는 정상 간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장 의미있게 봐야할 성과다.

양 정상은 특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간 대화를 지속하자는데도 의견을 모음으로써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막을 계기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일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관계 복원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강제징용 해법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 등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서는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한 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는 향후 한일 관계 정상화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4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회담에서 무엇보다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논의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양국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자 아베 총리는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이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연기 등의 조치로 인해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더 방치할 수 없다는 양 정상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일본과의 갈증이 동북아 지역에서의 한미일 안보 협력에 균열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미국의 기류 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의 엄중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일·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의 이른바 'No 재팬' 운동 등에 따른 관광 산업 등의 타격이 현실화하며 악화한 국내 여론을 맞닥뜨리는 상황이다.

결국 양 정상은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으로서 대화의 필요성에까지 공감대를 이뤘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기 전인 7월 1일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직접적 요청에 아베 총리가 수출 당국 간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문제 해결의 여지를 열어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일 갈등의 심화를 막아야 한다는 양 정상 간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이번 정상회담이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실무급 대화의 진전을 추동할지도 관심사다.

정부는 지난 16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에서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한일 양국이 상호 입장에 대한 이해를 촉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이 한일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지난 20일 한국에 수출되는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특정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등 미미하게나마 수출규제 일부를 완화한 것도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한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해당 조치를 두고 "일본이 자발적 조치를 한 것은 나름의 진전이고, 대화를 통한 해결에 성의를 보였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했다.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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