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등 옥죄는 정부 vs 버티는 다주택자. 집값 불안은 계속
올해 다주택자 상당수가 작년보다 2배 이상 껑충 뛴 세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에 매물 잠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다주택자들 간에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값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 작년 2배 이상
1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대상이 이날 확정된다. 현행 세법은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삼아 부동산 과세 대상자를 결정한다.
연합뉴스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 의뢰해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한 결과 올해 다주택자 상당수는 작년보다 보유세 부담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종부세는 일반세율이 현재 0.5∼2.7%에서 0.6∼3.0%로 올라간다. 3주택 이상이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적용되는 세율은 0.6∼3.2%에서 1.2∼6.0%로 인상된다.
현재 서울 전 지역과 경기·인천 대부분, 지방 대도시 상당수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전용면적 84.59㎡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84.43㎡ 등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지난해 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로 총 3천74만원을 냈는데, 올해는 7천482만원으로 1년 만에 세금이 2.4배 껑충 뛰는 것이다.
마래푸 84.59㎡의 경우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등 조치에 따라 지난해 10억7천7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12억6천300만원으로 17.27% 인상됐고, 은마 84㎡의 공시가격은 작년 15억3천300만원에서 17억200만원으로 11.02% 올랐다.
이 때문에 과세표준 기준에 따라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구간이 많아졌고, 여기에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에 부과되는 누진세율이 적용되면서 세금 증가 폭이 커졌다.
세목별로 보면 재산세는 지난해 183만원에서 올해 240만원으로 1.3배 늘어나지만, 종부세가 1천941만원에서 5천441만원으로 2.8배 뛴다.
마래푸 84.59㎡와 대전 유성구 죽동 죽동푸르지오 84.99㎡ 두 채를 보유한 2주택자의 경우 작년 970만원을 보유세로 냈지만, 올해 보유세는 2천308만원으로 역시 2.4배 증가한다.
3주택자의 경우, 마래푸 84.59㎡와 은마 84.99㎡, 대전 죽동푸르지오 84㎡ 등 3채를 보유했다면 보유세는 지난해 3천785만원에서 올해 9천131만원으로 역시 2.4배 증가한다.
우병탁 팀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는 이미 지난해 발표한 사안이어서 최근 큰 움직임은 없다"면서 "다만, 주택 매도를 고민하던 다주택자들도 올해 보유세 기산일이 지나 납부가 확정된 만큼 지금 주택을 매도하나 내년 5월 전에 매도하나 마찬가지라면서 더 버티면서 시장 분위기를 보겠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 '양도세 부담에 집 못 팔아' 다주택자 양도세 최고세율 75%
오늘부터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의 최고세율도 75%로 오른다.
기존에는 2주택자에는 기본세율(6∼45%)에 10%포인트를, 3주택 이상은 기본 세율에 20%포인트를 더해 부과했는데, 이날부터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20%포인트를, 3주택자는 30%포인트를 추가한다. 이로써 양도세 최고세율이 기존 65%에서 75%로 올라간다.
이에 따라 2주택자가 10억원에 취득한 아파트 한채를 17억원에 매도하는 경우 전날까지 양도소득세로 총 3억3천216만원을 내면 됐지만, 이날부터는 4억352만원으로 양도세가 7천136만원 오른다.

3주택자가 8억900만원에 취득한 주택을 18억원에 매도한다면 양도세 규모는 6억1천760만원에서 7억2천350만원으로 1억590만원 늘어난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 올라온 일부 다주택자들의 글을 보면 "양도세 때문에라도 이제 다주택자는 집을 못 판다. 매물 잠김이 심해질거다", "세금 내고 전세 빼주면 남는 게 없다. 이렇게 된 김에 안 팔고 월세를 받아야겠다"는 분위기다.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처럼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선 이유에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향후 집값이 더 오르면 보유세를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은 1일 계간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제33호에서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오르고 세부담도 늘어나면 집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다고 보는 이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올 3월 '공시가격 현실화 및 세부담 변화로 인한 주택가격 전망' 설문조사를 일반가구 6천680가구, 중개업소 2천338개소를 대상으로 벌였다.
이 결과 일반가구에선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본 응답 비율은 48.5%로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9.9%)에 비해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증여를 택한 다주택자들도 크게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7·10대책 이후 폭발했던 주택 증여는 올해 들어 1월과 2월 각각 1천973건과 1천674건으로 둔화했다가 3월과 4월에는 각각 3천22건과 3천39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금리·집값이 변수…다주택자들 매물 내놓을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데 금리 인상과 향후 집값의 움직임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다주택자들은 올해 종부세가 얼마 나올지 나름대로 계산하고 있겠지만 집값 합산액의 1∼2%에 달하는 세금은 고소득자들로서도 상당히 버거울 것"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 움직임도 다주택자들에게는 부담이다. 금리 인상은 그 자체로 부동산 가격의 하방 요인인데다 빚이 있는 다주택자들은 이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집값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반기에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플러스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동안의 상승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돼 있는 데다 신도시 분양도 예정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작년과 같은 오름세를 지속하긴 어렵겠지만 중저가 주택 위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집값 상승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006800] 수석연구위원은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으나 이젠 상승률이 떨어지고 하락 추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금리 인상 부담도 있어 상승 흐름이 지속되진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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