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최저임금 시한 앞으로 한달, 노사간 힘겨루기 본격화

음영태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전원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인식차가 커 타협점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장외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3일 서울에서 1만명 규모의 노동자대회 개최를 예고했는데 집회 사유에는 '노동자 가구 생계비에 못 미치는 최저임금'이 들어있다.

민주노총은 올해 최저임금(시급 8천720원, 월 환산액 182만2천480원)이 1인 가구 생계비의 81.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석한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자(비혼 단신) 1인 생계비는 약 209만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인 182만원보다 약 27만원 높다"며 "현재 최저임금은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급하게 올릴 경우 오히려 일자리 감소로 노동자의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지난 2018년과 2019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충격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임금 지급 주체인 소상공인과 중소 영세기업의 수용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전북대 최남석 교수에게 의뢰해 작성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나리오별 고용 규모' 보고서에 의하면 최저임금이 현행 8천720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최소 12만5천개에서 최대 30만4천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2018년 최저임금이 16.4% 올랐을 때 15만9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10.9% 인상된 2019년에는 27만7천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추정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노동계는 시급 1만원 이상을, 경영계는 동결 수준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출 기업들은 실적이 양호하지만,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업종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2018년과 2019년 과도하게 최저임금을 올렸던 부작용이 여전하다"고 했다.

성 교수는 "업종이나 지역에 따라 여건이 다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시스템은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 업종별 노동자별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해 최저임금의 답을 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현 정부의 지난 4년간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이 7.7%이지만 여러 여건상 이 정도는 어렵고 4∼5%대에서 절충점을 찾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현행법상 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시해야 한다. 고시에 앞선 이의 제기 절차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위는 앞으로 한 달 후인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해야 한다.

한편, 구직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구직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에 대한 구직자 의견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의 48.1%는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15.7%는 올해보다 인하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동결하거나 올해보다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63.8%에 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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