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탈리아·스위스 국경 '꿈틀'…빙하 녹자 유럽 경계선 혼란

함선영 기자

지구 온난화로 알프스 정상부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알프스 산맥을 함께 이고 있는 나라 사이의 경계선에 혼란이 일었다.

녹아내린 빙하 때문에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가르는 국경선이 이동하면서 스위스 체르마트, 이탈리아 체르비니아 사이 양국 접경지에 위치한 알프스 산장의 소속을 둘러싸고 두 나라가 외교 분쟁을 겪고 있다고 AF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곳에 위치한 양국의 국경선은 해빙수가 흐르는 유역 분수계(하천의 유역을 나누는 경계)를 따라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곳의 봉우리 '테스타 그리지아'의 빙하가 녹으면서 국경을 이루는 분수계는 해발 3천480m에 있는 이탈리아의 등반객용 쉼터 '체르비노 산장' 쪽으로 움직여 점차 산장 건물의 밑바닥으로 쓸려 들어가고 있다.

산장의 메뉴는 독일어가 아닌 이탈리아로 적혀 있고, 가격도 스위스프랑이 아닌 유로로 매겨져 있지만, 이곳에 올라온 관광객들은 자신들이 도착한 곳이 이탈리아인지, 아니면 스위스인지 헷갈린다고 토로한다.

침상 40개와 긴 나무테이블을 갖춘 이 쉼터가 1984년 알프스산맥 바위 면에 지어질 당시에는 시설물 전부가 이탈리아 영토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침상 대부분과 식당을 포함해 건물의 3분의 2는 엄밀히 따지자면 스위스 남부 쪽으로 이동하게 됐다.

이 지역은 지척에 건설 중인 케이블카 정류장을 포함해 새로운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세계 최대 스키 리조트 중 한 곳에 있는 까닭에 이곳의 어느 나라 소속인지는 양국 모두에 경제적 측면에서 양보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양국은 2018년부터 이 문제를 풀기 위한 협상에 착수해 2021년 11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절충안에 합의했다.

양측이 해법을 찾기 위해 서로 일정 부분 양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스위스 정부가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인 2023년까지는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AFP는 전했다.

알프스 산장
[AFP/연합뉴스 제공]

협상에 참여한 알라인 비흐트 스위스국립지도청장은 "양측 어느 쪽도 승자라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누구도 패자는 아니다"라고 AFP에 말했다.

이 산장이 국경선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인근의 '테오둘'(Theodul) 빙하가 1973년부터 2010년 사이 4분의 1에 가까운 몸집을 잃으면서다.

이 여파로 얼음 아래에 있던 바위가 드러나면서 분수계가 변형됐고, 양국은 이에 따라 100m가량의 국경선을 다시 그려야 했다.

비흐트 청장에 따르면, 이 같은 국경선 조정은 흔한 일이며, 정치·외교적 관여 없이 보통 해당국 측량사들의 비교 측량으로 해결되기 마련이다.

비흐트 청장은 일반적으로 국경선 조정은 가치가 없는 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면서 "건물이 관여된 지역에 대해 조정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럽#이탈리아#스위스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급격히 냉각됐던 한미 통상 관계에 숨통을 틔워주

안드레센 호로위츠,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 투자

안드레센 호로위츠,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 투자

실리콘밸리의 거물 벤처캐피털(VC)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가 인공지능(AI) 기반 치과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Dentio AB)’의 프리시드(Pre-seed)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며 초기 투자에 나섰다.

엔비디아, 코어위브 20억 달러 추가 투자

엔비디아, 코어위브 20억 달러 추가 투자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코어위브에 20억 달러(약 2조 8천억 원)를 추가 투자하며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이번 투자는 최근 코어위브의 재무 구조와 사업 지연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