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농촌 지역 소멸위기 커진다…서비스 인프라 개선 법제화 해야

김동렬 기자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심화로 시장을 통한 각종 서비스 공급이 어려워지고 있어, 법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 주최로 '농촌 지역 공동체 기반 경제·사회서비스 활성화 법률(이하 농촌사회서비스법)' 제정법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서 의원은 지난해 12월 주민 주도의 서비스 공동체와 사회적 농업의 활성화에 대한 지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농촌사회서비스법을 발의했었다.

제정안은 농림수산식품부가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사회 서비스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것을 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계획에 따라 적극 지원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촌 주민의 역량 강화 지원과 서비스 제공 주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해 교육, 문화, 돌봄 등 서비스에 관한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추진 체계도 마련된다. 농식품부 장관은 서비스 활성화 전국 지원기관을 지정하고, 지역별로 지역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서삼석 의원실은 농촌 지역 공동체 기반 경제·사회서비스 활성화 법은 공청회 이후 결과보고서를 농림식품축산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농해수위 상임위 통과 이후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로 회부 될 예정이다.

이날 공청회 발제를 맡은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과 정부의 실패가 중첩되는 농촌에서 주민 삶의 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어르신 돌봄과 주거환경 개선을 실천하는 강원 춘천시 사북면과, 사회적 농업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전라북도 완주군의 사례를 소개하며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 인구 문제가 농촌 주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져

김정섭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문제가 농촌 주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경로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시장 실패'(market failure)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시장을 통해 공급되는 생활 서비스 수요가 줄어들고, 이익을 남길 수 없는 사업체는 폐업하거나 철수하게 된다.

다음으로는 '정부 실패'(government failure)다. '사람 많은 곳을 우선하는' 재정 효율성 주장으로 인해, 인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농촌에 대한 공공 서비스 공급이 축소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동체(community)의 실패다. 가족이나 마을은 농촌에서 대표적인 공동체로, 개인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대부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농촌에서 공동체는 명맥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섭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2000명도 되지 않는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의 상황을 설명했다.

인구가 줄면서 수요가 줄어든 읍내 시장이 제일 먼저 기능을 상실했고, 지역농협도 이웃한 군청 소재지 진안읍의 농협과 통폐합됐다.

이어 면사무소 소재지의 한의원과 약국이 폐업했고, 군내 버스회사는 마령면과 그 배후 마을을 다니는 배차 시간을 조정했다.

계속해서 수요가 줄자 식당들도 폐업했고, 마령면에 주소를 둔 초등학생들은 5학년이 되면 진안읍에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간다.

특히 그는 이것이 특수한 극소수의 사례가 아니며, 전국 1169개 면 지역 중 수백 곳이 이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촌 지역 공동체 기반 경제·사회서비스 활성화 법률 제정법 입법 공청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재경일보

◆ 농촌 지역 공동체의 자발적 대응 사례 '눈길'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에는 주민들이 결성한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조합은 원래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 고령 주민들의 일상생활의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마을119사업'을 진행 중이다.

활동은 주로 농촌 노인이 겪는 일상생활의 어려움에 대응하는 것이다.

조합은 집 안팎의 전기, 보일러, 상하수도 등이 고장났을 때 수리나 교체 등 해결 방안을 마련해주고 있다.

또 화재 안전의 위험요인을 해소하고, 노인의 병원 이동을 지원한다. 심리·정서·건강상의 이상을 발견하면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해 조치한다.

전라북도 완주군에는 장애인, 어르신, 아동, 청소년 등의 돌봄을 실천하는 지역 공동체가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완주군에서 사회적 농업이 빠르게 확산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지역에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농장 6곳이 있다. 성인 및 청소년 발달장애인, 뇌병변장애인, 고령 노인, 정신장애인,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아동 등 배경이 다양한 226명이 사회적 농업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협력이라는 '대안'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의지가 형성된 농촌 지역 공동체에 부족한 것은 재원이라고 지적했다.

공동체의 활동은 그 자체로는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로 성립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농촌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재정이 빈약해 주민에게 필요한 생활서비스를 전적으로 지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농촌 지역 공동체를 이루는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지역 공동체의 활동이 적절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활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김정섭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공동체의 활동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며, 유연하고 다소 포괄적인 범위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농촌 지역 공동체의 자조적 활동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체계적인 정책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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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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