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향 기조로 전환됐으며, 특히 부동산 경기 저하와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진 건설·금융업종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2일 발표한 '2022년 신용등급 변동 현황'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일단 지난해 한신평이 장기 신용등급을 상향한 기업은 16개로, 하향한 업체(15개)보다 1건 더 많았다.
하지만 향후 등급변경 가능성을 뜻하는 '등급전망' 및 '등급감시대상'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작년 상반기 6건에서 하반기에는 15건으로 급증했다.
앞으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도 있는 잠재적 후보군이 작년 하반기 들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한신평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개선세를 보였던 신용도가 거시환경이 악화하며 작년 하반기에 뚜렷한 하락세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작년 말 기준으로 향후 신용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을 뜻하는 '부정적' 등급전망 및 등급감시대상을 받은 기업들은 주로 건설·석유화학·유통·증권·캐피탈에 집중돼 있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내려간 기업들의 사유를 살펴보면 부동산경기 저하와 금융시장의 경색, 원자재·운송비 부담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가령 한신공영, 동부건설, 롯데건설, 태영건설 등 건설업체는 부진한 분양실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에 따른 사업·재무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SK증권과 에이캐피탈, 오케이캐피탈 등 금융사들은 신용등급 측면에서 부동산경기 저하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부각됐다.
동양산업, 엠에스오토텍, 태양금속공업, 한온시스템 등 자동차부품업체나 넥센타이어 등도 원재료비·운송비·원가 부담 등에 시달리며 신용도가 하락했다.
한신평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지속적인 금리상승과 유동성 축소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부동산시장 저하, 금융시장 경색,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 및 운송비 부담 등 비우호적 거시환경으로 인해 신용도 하향 압력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NICE신용평가는 지난 12월 말 건설회사 2022년 하반기 신용평가에서 2022년 이후 주요 건설회사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가운데,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으로 PF우발채무 부담이 보유 유동성 대비 과중하다고 판단되는 건설회사들의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변경했다.
롯데건설은 장기신용등급이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로 하향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는 미착 사업장의 규모가 큰 가운데, 최근 분양경기 저하로 인한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점과 금융시장 경색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유동성을 통해 PF 유동화증권 차환에 대응하고 있으나, 동 과정에서 회사의 재무부담이 가중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태영건설은 장기신용등급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낮췄다.
NICE신용평가는 주택경기 악화로 대규모 분양 미개시 현장들의 미분양위험이 확대된 점, 보유 유동성 대비 PF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한 가운데, 실제 2022년 하반기 중 일부 현장에서의 PF우발채무가 현실화 된 점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NICE신용평가는 2023년 상반기 전망 및 주요 모니터링 요인 분석에서 2022년 하반기 이후 전국 미분양물량이 8월 3.3만호, 9월 4.2만호, 10월 4.7만호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둔촌주공 등 주요 아파트 단지들의 청약실적을 고려 시, 미분양물량의 증가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분양물량 확대로 건설회사들의 현금흐름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 시장 경색으로 PF우발채무 및 기존 차입금의 차환위험이 확대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건설회사들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NICE신용평가 측은 "다만, 상당수의 분양사업을 책임준공 미이행시 조건부 채무인수약정(준공 시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 우발채무 의무 해제) 등으로 진행하여 PF우발채무의 차환위험이 크지 않고, 일부 현장에서의 미분양물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년 간의 풍부한 이익유보로 중단기적으로 현 등급수준에 부합하는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되는 건설회사들은 단기적으로는 신용등급이 유지될 예정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 주택호황기 중의 분양물량 증가로, 2023년 입주예정 물량은 예년 평균 수준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 또한, 임대차 3법 및 코로나 사태 등으로 2020~2021년 중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였으나 2022년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전세가격이 하락추세인 점을 봤을 때 2023년 이후 역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 취득세율 완화 등으로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금리가 정상화되어 전세가격의 상승이 선행되어야 주택가격 하락 추이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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