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획] 외국어 간판, 사실은 불법…현실적 개선 방안은?

백성민 기자

길거리에서 영어로만 적혀 있는 거리 간판들을 볼 때 불편함을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옥외광고물 관리법'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 없이 외국어로만 쓰인 간판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여러 이유로 인해 아직도 많은 점포에서 외국어 간판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에 외국어 간판 관리 상황과 이에 대한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았다.

▲외국어 간판은 불법? 대부분은 예외조항에 '유명무실'

현재 관련 법령을 보면 간판을 외국어로만 표기하는 것은 불법이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12조 2항에 따르면 광고물의 문자는 원칙적으로 한글맞춤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및 외래어표기법 등에 맞추어 한글로 표시해야 하며, 외국 문자로 표시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병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옥외광고물이란 사람들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번화가 등과 같은 거리에서 간판, 디지털광고물, 입간판, 현수막, 벽보, 전단 및 이와 유사한 것들을 말합니다.

지난 2004년 로마자로만 상호를 표시한 국민은행(KB)과 KT에 대해 법원이 옥외광고물법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내린 사례가 있다.

그러나 실제 사회에서는 해당 시행령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어 명칭과 한글을 병행 표기하거나 한글 표기로 바꾼 점포의 모습
외국어 명칭과 한글을 병행 표기하거나 한글 표기로 바꾼 점포의 모습 [Ⓒ 재경일보 백성민 기자]

그 이유는 바로 예외 조항 때문으로, 먼저 4층 이하에 설치되는 크기 5㎡ 이하 간판들은 허가 및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 식당이나 카페는 4층 이하에 위치하거나 간판이 크지 않기에 해당 시행령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또 다른 조항으로는 외국 상호에 따른 외국어 표기의 경우 특별한 사유로 인정해 위의 두 조건을 만족하는 대형 간판이라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있다.

외국 기업이 국내로 들어올수록 외국어 간판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 국어 간판명 유행, SNS를 통해 확산

외국어 간판명은 이제 하나의 유행을 넘어 세련된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하나의 방식이 된 분위기이다.

몇 년 전부터 이미 바깥의 간판만 아니라 가게 안의 메뉴판까지도 외국어를 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숫가루를 MSGR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던 영등포의 한 카페
미숫가루를 M.S.G.R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던 영등포의 한 카페 사진 [자료=인스타그램]

특히 최근 소셜미디어(이후 SNS)에서는 영어로만 쓰인 메뉴판 사진 하나가 눈길을 끌어 많은 논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는 해당 사진의 메뉴판이 영어로만 쓰여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숫가루를 ‘M.S.G.R’로 표기하는 등 가게가 스스로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SNS에서 ‘인스타그래머블(instargramable)’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유명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과 ‘~할 수 있는’이라는 뜻의 able이 합쳐진 단어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독특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무언가라는 의미이다.

▲한글 사용 장려 정책, 자율적인 간판 변경으로 이어져

외국어 간판이 유행하면서 반대로 해당 사례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자 최근에는 한글 사용을 의무화시키려는 움직임도 일어났다.

지난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국회에서는 외국어 간판을 사용할 경우 지자체장의 허락을 받거나 병기를 더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방향의 법 개정안이 상정되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에서는 당시 개정안이 문화유산과 지역성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었다.

한글과 외국어의 병기를 명시한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한글과 외국어의 병기를 명시한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자료=국가법령정보센터]

현재 아직 위의 법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법적인 규제 외에도 장려 운동 등을 통해 이미 자발적인 한글 간판 사용을 높이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8년부터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장 한글 간판을 많이 사용한 지역은 70.5%의 사용률을 보인 서초구였다.

이외에도 종로구와 강서구 등에서 불법 옥외광고물을 철거하고 친환경 LED 간판으로 교체를 진행하는 등 변화를 이어오고 있다.

한글문화연대 관계자는 “최근 프랜차이즈 가게 중에도 정부의 한글화 장려 운동이나 지원 제도 등을 통해 한글 간판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아름다운 우리말 쓰기 운동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한글 간판으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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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 광고물#외국어 간판#인스타그래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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