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도광산' 한일 잠정합의 "日 전체역사 반영 조치 이미 취해"

김영 기자

한국과 일본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일부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면서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간 합의가 막판에 이르렀다며 "내일 회의에서 한일 간 투표 대결 없이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46차 회의에서 한국을 포함한 21개 회원국의 컨센서스(전원동의)로 결정된다.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동 등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등재가 확실시된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전체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위한 실질 조치를 이미 취했다"면서 "이번에는 2015년 '군함도' 등재시와는 달리 일본의 이행 약속만 받은 게 아니라 구체 내용에 합의하고 실질 조치를 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015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 등 근대산업시설 등재 때엔 조선인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함께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이미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도광산 관련 한일 정부가 조선인 노동자 역사를 현지에서 전시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이미 취했다는 '실질 조치'가 이 부분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조선인 노동자 존재를 현지 전시로 소개할 것과 이런 입장을 유네스코 WHC에서 표명할 방침을 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도광산
[연합뉴스 제공]

다만 '강제 노동'의 측면이 일본 측 전시물에서 얼마나 부각될지 등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일본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유산 시기를 에도시기가 중심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이후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지난달 사도광산에 대해 "등재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여러 지적 사항을 붙여 '보류'를 권고했다.

당시 이코모스는 핵심 권고사항과 함께 별도의 '추가적 권고'를 통해 "전체 역사를 현장 수준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전략을 책정해 시설·설비 등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일본 정부는 이코모스의 핵심 권고사항들은 모두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그동안 전체 역사 반영에 대해서는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았고, 한일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특히 한국은 일본이 군함도 등재 때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전력이 있어, 이번엔 이행을 담보할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협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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