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슈인 문답] ‘북한강 시신유기’ 양광준 1심 무기징역

김영 기자

사체 훼손·은닉까지 치밀하게 진행
법원,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

내연관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북한강에 유기한 군 장교 양광준(39)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는 20일 양광준에게 살인·사체손괴·사체은닉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사회와의 영구적 격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범행 전후 정황, 시신 처리 과정, 은폐 시도 등을 고려할 때 범행이 우발적이 아니라 계획적이라고 판단했다.

양광준
▲ 훼손 시신 북한강 유기한 양광준 신상공개 [연합뉴스 제공]

◆ 법원이 범행을 계획적이라고 본 이유는

법원은 양광준이 내연관계를 유지해 온 피해자 A씨가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갈등이 심화했고, 이 과정에서 피고인이 극도의 압박을 느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범행이 격한 감정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범행 이후의 행동이 우발적 범행과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사건 당일인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3시쯤 양광준은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재판부는 차량이라는 폐쇄적 공간 선택, 범행 시점 이후의 행동, 사체 처리 방식 등을 미루어 볼 때 피고인이 당시 상황을 충분히 통제하고 있었으며 반사적·즉흥적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범행 후 피고인의 일련의 은폐 행동은 치밀함을 드러냈다. 양광준은 A씨의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에게 A씨가 살아 있는 것처럼 문자를 보내 행방을 은폐하려 했고, 이를 통해 시간을 벌어 시신 훼손과 유기 절차를 준비한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공포나 충동 상태라기보다 범행 이후의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제시됐다.

◆ 사건의 세부 경위와 시신 유기 과정은

양광준은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사건 당시 군 조직 내에서 일정한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피해자 A씨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임기제 군무원으로, 두 사람은 사적으로도 가까운 관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오전 출근길에도 두 사람은 카풀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말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에서 범행이 발생한 뒤, 피고인은 그날 저녁과 다음날까지 시신을 훼손하고 이동할 방법을 모색했다. 결국 다음날인 26일 오후 9시 40분쯤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했다. 시신 유기 장소는 접근성이 낮고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지점이었고, 이는 검찰이 범행에 계획성이 있다고 본 또 하나의 근거가 됐다.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의 행동은 더욱 드러났다. 양광준은 A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주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실종을 위장하려 했으며, 일정 기간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연락을 끊은 것처럼 가장했다. 범행 이후에도 군부대 전근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군 당국은 피고인에게 파면 처분을 내렸다.

◆ 법원의 판단 구조와 선고 결과는

재판부는 양광준의 범행을 “개인적 이익과 감정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범행을 은폐하려 한 중대 범죄”라고 규정했다. 살인 범행 자체의 중대성뿐 아니라 사체 손괴·은닉이라는 모욕적 처리 행위가 복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양형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양광준이 범행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계획성을 부정하고 감정적 충동을 장기간 강조한 점도 재판부는 진지한 반성의 태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범행 직후의 은폐 시도, 사체 유기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 과정은 범죄의 중대성과 사회적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는 근거가 됐다.

무기징역 선고는 피고인의 사회적 복귀 가능성이 낮으며, 범행 형태·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점이 고려된 판단이다. 살인과 더불어 사체손괴·은닉 혐의가 동시에 인정된 사건에서 무기징역은 중형에 속한다.

◆ 항소 가능성과 향후 재판 진행 전망은

양광준 측은 1심 선고 직후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인정된 계획성 판단,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사체 훼손·은닉 과정의 고의성 여부가 다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항소 단계에서는 피고인의 심리 상태, 범행 동기, 내연관계 폭로 우려가 피고인에게 준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 감형 사유가 적용될 여지가 있는지 등이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변호인 측은 감정적 충동 가능성을 다시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심 판단 구조가 명확해 뒤집힐지는 미지수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사건인 만큼, 항소심 재판도 상당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피해자 가족 보호, 군 조직 내 성비위·관계 문제 대응, 유사 사건 재발 방지 대책 등 후속 논의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요약:
 춘천지법은 내연관계 폭로를 우려해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북한강에 유기한 양광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범행 전후 정황이 우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향후 항소심에서 계획성·고의성 등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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