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경기가 소비를 중심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건설투자 장기침체와 수출의 지역별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의 소비 진작책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수요를 지지하는 가운데, 투자 및 고용의 흐름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설비투자 증가세도 조정되는 가운데, 제조업 가동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라고 말했다.
▲ 소비는 살아났지만...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4% 증가하며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승용차(12.9%)와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5.5%)가 개선을 주도했다.
이는 가전제품 환급, 소비쿠폰 지급 등 정부의 단기 부양 정책의 영향이 컸다.
소비자심리지수도 111.4로 상승세를 보이며 소비 여건 개선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러한 회복은 민간소비 전반이 아닌 일부 품목 중심의 단기적 반등에 그친다.
구조적 소비 여력의 회복이라기보다 "정책·외부요인에 기대는 회복"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건설투자, 장기 부진의 악순환…‘기상 여건까지 악영향’
가장 심각한 지표는 건설투자다.
7월 건설기성은 전년 대비 -14.2%로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KDI는 “부동산 PF 대출 규제와 지방 부동산 침체가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상 요인(폭염)까지 실적에 영향을 미치며, 단기 반등 여지도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KDI는 부동산 PF 대출 심사 강화로 인한 자금 조달 여건 악화와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 가능성 때문에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분석했다.
▲ 반도체가 떠받친 수출…미국 수출 급감은 ‘경고등’
8월 수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반도체(32.8%)와 자동차(13.6%)의 호조로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미국 수출은 자동차(-6.1%), 철강(-32.1%) 부진으로 8.1% 급감하며 지역별 불균형이 뚜렷해졌다.
KDI는 “관세 이슈가 계속되고 있고,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도 수출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외 품목은 여전히 수출 감소세(-3.0%)를 기록해, 총수출이 국내 생산 확대나 고용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 설비투자·제조업 가동률, 경기선행 신호 ‘경색’
설비투자는 7월 기준 -5.4%로 감소 전환됐다.
특히 반도체 장비 투자 증가율(8.5%)마저 둔화되며 경기 반등의 ‘실질 증거’인 설비 확대 흐름은 약화되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고용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건설업(-9.2만명), 제조업(-7.8만명) 부문은 고용 감소세가 이어졌고,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반등만이 지표를 지탱하는 형국이다.
투자와 생산의 ‘정체’가 이어질 경우, 소비 개선도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 있어 고용 및 소득 회복 없는 소비 성장은 ‘일시적 착시’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물가·금융시장 안정세는 긍정 신호
소비자물가는 1.7%로 전월 대비 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휴대전화 요금 인하라는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수치다.
기조적 물가 흐름은 2% 내외로 안정적이며,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4.8%)은 기상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시장도 8월 현재까지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환율, 금리, 신용시장 모두 큰 변동 없이 유지되며, 자산시장 리스크는 제한적이다.
▲ 부동산 양극화 …서울 강세 vs 지방 침체
서울과 수도권은 매매가격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속도는 다소 둔화되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은 미분양 증가와 함께 가격 하락이 지속되며 지방 부동산 침체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부동산 양극화는 향후 가계 자산구조 및 지역 경제 격차 심화를 야기할 수 있다.
PF 시장 건전성, 지방재정 압박 등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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