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李대통령·블랙록 회동, ‘AI 수도’ 비전과 대규모 투자 협력

김동렬 기자

과기정통부-블랙록 MOU 체결, 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 연계된 청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접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회동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블랙록 간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AI 수도’로 육성한다는 비전이 공식화되면서, 재생에너지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설립과 수조 원대 시범 투자 논의가 병행됐다.

이재명 대통령,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 접견
▲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글로벌 자본이 주목한 한국의 AI 허브 구상

MOU에는 급증하는 인공지능 연산 수요에 대응할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과 이를 뒷받침할 재생에너지 투자가 동시에 추진된다는 점이 담겼다. 대통령실은 한국 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를 구축해 역내 수요까지 아우르겠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한국이 AI 수도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실행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통령실은 가까운 시일 내 수조 원 단위의 파일럿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고, 이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도 구성된다. 글로벌 운용사와 정부 간 TF 결성은 실행 로드맵을 조율하는 첫 단추가 된다.

블랙록은 현재 12조 5천억 달러(약 1경 7천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규모의 자산운용사에서 말하는 ‘대규모 투자’는 수십조 원 단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네트워크에 본격 편입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 국가 AI 전략과 맞물린 협력의 의미

한국 정부는 취임 이후 AI 강국 도약을 목표로 국가 차원의 전략을 가동해왔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AI 국가전략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초거대 AI 모델 경쟁력 확보와 GPU 등 고성능 반도체 5만 개 이상 확보, 공공·민간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울산 등지에서는 이미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진행 중이다.

이번 MOU는 이러한 국가 전략과 글로벌 민간 자본이 연결되는 사례다. 정부는 인프라 확충과 동시에 규제·세제 개편을 추진해 왔고, 이번 협력이 현실적인 자본 수혈 통로로 작동할 수 있다. 대통령은 회동에서 핑크 회장을 한국으로 공식 초청하며 협력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모량이 막대한 만큼 재생에너지 연계 없이는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전체 전력 사용량의 4%에 달하며, 향후 2030년까지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동시에 추진되지 않으면 사업 타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

◆ 정치권 평가와 금융시장 반응

정치권은 이번 회동을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환영했고, 국민의힘은 “투자 확약 없는 선언적 회담”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공방은 향후 국회 국정감사와 관련 예산 심사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 측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정치·경제가 안정화됐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회동 직후 코스피는 장중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고,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늘어났다. 환율 역시 달러당 1,380원대에서 소폭 안정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기대가 실물투자로 이어지려면 제도적 신뢰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OECD 2023년 투자환경 평가보고서는 “정책 일관성과 규제 투명성이 해외 대형 자본 유입의 핵심 요인”이라고 명시했다. IMF 2024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신흥국 자본 유입의 조건으로 동일한 요소를 강조했다.

◆ 현실적 과제와 향후 관문

실행 단계에서는 전력·입지·인허가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한국전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송배전망 보강에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며, 주민 반발이 변수로 작용한다.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와 환경영향평가 절차 역시 지자체와 주민 합의 없이는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전력요금 구조도 중요한 쟁점이다. 대형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현행 요금 체계로는 기업 부담이 클 수 있다. 정부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제도를 확대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한 수익구조를 제공하는 핵심 장치로 꼽힌다.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도 빼놓을 수 없다. 데이터 보안, 개인정보 보호, AI 안전성 등 거버넌스 문제는 해외 연기금·기관투자자의 내부 심사 기준에 포함된다. 따라서 국제 규범과 호환되는 법제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규모 장기자본의 안정적 유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 남은 변수와 정부의 역할

전문가들은 정부가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시장 과열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구체적으로는 ▲TF 가동 시점 ▲시범 투자 규모 ▲데이터센터 설립 일정 ▲국내 기업 참여 방식 등이 조기 공개돼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 일관성과 투자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지역 상생 모델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소음·열·환경 문제를 지역 사회와 어떻게 합의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는 데이터센터와 지역난방을 연계해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도 이런 사례를 참고해 지역사회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은 이미 미국·싱가포르·일본 등에서 치열하다. 한국이 이번 협력을 발판으로 국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제도 정비, 에너지 안정성, 지역사회 합의를 아우르는 ‘원스톱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요약:
이재명 대통령과 블랙록 회동은 AI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을 담은 MOU 체결로 이어졌다. 글로벌 자본이 한국을 ‘AI 수도’ 후보로 지목한 만큼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전력·입지·규제 등 현실적 과제가 남아 있다. 정치권의 엇갈린 평가 속에 정부는 TF 가동, 투자 규모, 국제 규범 정합성 등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해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명#블랙록

관련 기사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2 이것은 테스트 기사입니다.

국민의 힘 한동훈 제명 확정…계파 갈등 고조

국민의 힘 한동훈 제명 확정…계파 갈등 고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공식 제명됐다.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강도 징계가 현실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과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실형을 선고받았다.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다른 주요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으며 특검 구형의 일부만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급격히 냉각됐던 한미 통상 관계에 숨통을 틔워주

미국, 韓에 ‘무역 합의 이행’ 사전 촉구 서한…사전 경고 성격

미국, 韓에 ‘무역 합의 이행’ 사전 촉구 서한…사전 경고 성격

미국이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외교 서한을 지난 13일 우리 정부에 발송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관세 복원 조치가 사전 예고된 외교적 압박의 성격으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1차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전달했으며,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반드시 바로잡아야"…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재확인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반드시 바로잡아야"…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 집중된 자원 배분의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눈앞의 고통이나 저항이 두렵다고 해서 불공정과 비정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정책 추진에 대한 ‘원칙주의’ 기조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