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배출권 부담 낮추는 조정안 부각…목표 이행 후퇴 논란도 확대
정부가 25일 배출권거래제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하한인 53% 기준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산업계 비용 부담 완화와 감축 목표 후퇴 논란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산업계는 기술 상용화 지연과 비용 압박을 이유로 조정 필요성을 제기해왔고, 환경단체는 중장기 목표의 이행 속도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 정부의 조정 검토 배경과 정책 판단
정부는 11일 확정된 2035 NDC가 2018년 대비 53~61% 감축 범위를 제시한 이후, 산업계의 부담 호소가 이어지자 하한 기준 적용을 중심으로 배출권 할당량 완화를 논의했다. 이는 기업의 배출권 구매 비용을 줄이고 감축 의무 이행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배출권거래제는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부여하고 초과분은 시장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최근 국제 탄소가격은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며, EU는 2023년부터 탄소국경조정(CBAM) 잠정 적용을 시작해 글로벌 감축 준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규범 변화 속에서 국내 제도 조정이 산업 경쟁력 유지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해석이 따른다.
다만 환경단체는 감축 로드맵 후퇴 가능성을 우려하며, 기준 완화가 국제사회 감축 신뢰도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제사회는 파리협정 이행 점검(Global Stocktake)을 통해 각국의 감축 의지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정책 조정의 파급력이 크다.
◆ 산업계 비용 부담 완화 효과와 시장 구조 변화
철강·정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할당량이 부족할 경우 시장에서 배출권을 사야 해 비용 압박이 컸다. 할당 기준이 완화되면 단기적으로 현금흐름 개선과 예측 가능성 확대가 기대된다. 산업계는 기술 상용화 속도를 고려하면 완화 조치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완화 조치는 배출권 시장 수요를 낮춰 가격 하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 탄소시장 보고서에서 규제 신호가 약해질 경우 배출권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탄소 가격이 낮아지면 감축 유인이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EU·영국 등 주요 지역은 규제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U ETS(배출권거래제)는 2024년부터 감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간 배출 상한(LRF)을 상향했고, 영국 ETS도 2030년 목표를 추가 강화했다. 이러한 국제 추세와 국내 완화 조치가 괴리를 보일 경우 수출기업의 규제 대응 전략이 복잡해질 수 있다.
◆ 보완 장치 마련과 제도 조정의 세부 계획
정부는 외부사업 감축 실적을 최대 5%까지 상쇄배출권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감축 경로 선택권을 넓히는 장치로, 감축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은 업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다.
아울러 설비 증가 기업에 대한 추가 할당 허용, 대규모 감축사업에 대한 재정·세제 지원 확대도 병행된다. EU에서 운영 중인 탄소차액계약(CCfD) 제도 도입 검토는 산업 전환의 비용 장벽을 낮추기 위한 중장기 정책이다. 산업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부는 5조 원 규모의 ‘산업 GX 플러스’ 연구개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보완책이 산업계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중장기 감축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식 감축 실적의 품질 검증과 투명성 강화가 제도 신뢰성을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 중장기 감축 전략과 국제 공조 속 남은 과제
배출권거래제는 우리나라 탄소중립 달성 전략의 핵심 축인 만큼 단기 부담 완화와 중장기 목표 이행 간 균형이 중요하다. 산업별 기술 여건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감축 정책과 함께 제도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된다.
국제사회는 감축 목표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중시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서도 한국의 NDC 확정이 언급됐으며, 기후·재난·식량 복합위기 대응에서 글로벌 협력이 강조됐다. 이는 자국 감축 목표의 지속성과 정책 신뢰가 외교·산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감축 목표 조정이 장기 투자 지연이나 국제 규범과의 괴리를 초래하지 않도록 기술 지원·시장 설계 보완·재정 인센티브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규제 완화가 아니라 감축 경로의 질적 향상을 유도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요약:
정부는 산업계 부담을 고려해 배출권거래제 할당 기준을 NDC 하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산업계는 비용 경감을 기대하는 반면, 환경단체는 목표 이행 후퇴를 우려하고 있다. 보완책에는 상쇄배출권 인정, 대규모 감축사업 지원 등이 포함되지만 국제 규범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정책 설계가 필수적이다. 단기 완화와 중장기 탄소중립 목표의 균형이 향후 핵심 과제로 지적된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