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계엄 사태 1년, 윤 전 대통령 등 내란·외환 재판 본격화

김영 기자

보고 체계·동기 규명 쟁점 부상…관계자 역할 전면 검증

1일 ‘계엄 1년’을 맞아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한 내란·외환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리며 사건 구조 전반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됐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 6월부터 수사를 이어오며 주요 관계자들을 잇달아 기소했고, 재판부는 보고 체계와 계엄 동기 규명 등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사건의 성격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되면서 정치·사회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박지영 내란특검보
▲ 박지영 내란특검보가 28일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재판 개시…의사결정 과정과 지휘 구조 집중 검증

1일 첫 공판에서는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보고 체계와 국무위원 간 의사결정 흐름이 핵심적으로 다뤄졌다. 특검은 지난 6월 18일 수사를 개시한 이후 세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하며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의 역할을 추적해 왔다.

검찰은 계엄 발령 전후 보고·지시 체계가 정상 절차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으며, 피고 측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이뤄진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판부는 계엄령 판단의 필요성과 긴급성 요건 충족 여부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검토하고 있다.

헌법 제77조가 규정한 비상계엄 선포 요건과 대통령의 재량 범위 역시 판단 기준으로 함께 다뤄지고 있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이 이 요건에 부합했는지 여부를 기록·증언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 보고 누락 의혹·지휘 명령 전달 체계 공방

특검은 계엄 국무회의 전후 보고 라인에서 일부 문건이 누락됐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 기간 연장,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의 계엄 후속 조처 지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교정시설 지시 등은 보고·지휘 체계의 공모 여부 판단에 중요한 근거로 작용한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통신 기록을 토대로 보고의 일관성 여부를 따지고 있으며, 지휘 명령이 어떤 경로로 실무로 전달됐는지, 특정 단계에서 판단이 임의적으로 변경됐는지가 쟁점이다. 피고 측은 통상적인 위기 대응 절차에 따른 판단이었다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문건의 존재 여부와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심리를 예고했으며, 관련 자료 확보와 대조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 내란·외환 혐의 판단 기준…‘비상대권’ 발언 등 동기 규명 필요

계엄 동기는 여전히 가장 큰 미제로 남아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 후 6개월이던 시점에 여당 지도부에게 비상권한을 언급한 사실을 확보해 정치적 동기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한 계엄 선포 전후 대통령실·법무부·검찰 간 텔레그램 메시지와 통화가 다수 확인된 만큼, 비상계엄 준비가 사전에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남아 있다.

법원은 형법 제87조(내란)와 제92조의2 관련 외환 범죄 규정을 기준으로 계엄 발령이 ‘국헌문란 목적’ 또는 ‘군사적 긴장 고조 시도’에 해당하는지를 따지고 있다. 아파치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인근 위협 비행, 정보사 요원 체포 사건 등 외환 관련 의혹들도 함께 검토 대상이다.

특검은 ‘노상원 수첩’의 주요 정치인 명단과 ‘수거 대상 처리 방안’ 기록 등을 확보했으나 일부 정황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재판부는 향후 증인신문과 자료 대조를 통해 계엄 배경과 의도를 규명할 계획이다.

◆ 특검 수사 성과와 한계…재판 장기화 가능성

특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내란 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고,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을 구속기소 하는 등 고위 공직자의 역할을 상당 부분 밝혀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도 두 차례 영장 기각 후 불구속기소 됐으며,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은 계엄 계획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다만 핵심 쟁점인 계엄 선포 동기·정치적 개입 여부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검은 수사 기간이 오는 14일 종료됨에 따라 미규명 사안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겨 추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사건 관련자 다수의 진술과 주장, 방대한 자료 검증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재판은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정치권에서도 여야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재판 과정이 정국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재판 결과는 향후 국가 위기 대응 체계 정비 논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요약:
 계엄 사태 1년을 맞아 윤 전 대통령 등 핵심 인사들의 내란·외환 혐의 재판이 본격화되며 보고 체계·지휘 명령·계엄 동기 규명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판부는 헌법·형법상 요건을 기준으로 절차적 정당성과 의도 여부를 면밀히 검증하고 있으며, 향후 국가 위기 대응 제도 개편 논의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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