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슈인 문답]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전재수 사의 이후 무엇이 달라지나

김동렬 기자

부산시장 선거부터 내각 운영까지 흔드는 파장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11일 사의를 밝혔다.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허위 사실에 근거한 일”이라고 했지만, “해수부 직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일할 수 있게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직 장관의 사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어서, 정치권과 행정부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단순한 개인 비위 논란 이상의 파장으로 번지고 있다.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는 여전히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제기된 금액, 전달 경로, 인식 여부 등 핵심 요소가 특정되지 않았고, 제보의 신뢰도 역시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 사안은 초기 국면에 가깝다. 그럼에도 장관급 인사가 물러난 상황 자체가 정국의 긴장을 높이며 여야 대응을 재정렬시키는 계기가 됐다.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가 5개월가량 남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선거 전략, 캠프 구도, 지역 정당 조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장관은 결백을 거듭 강조했지만 사퇴를 결단하면서 오히려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넓혔다는 분석도 있다. 본인의 발언처럼 ‘사실이 아니라’면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주장과, ‘수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어야 한다는 해석이 공존한다.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가 오히려 결백 입증에 집중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목소리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유엔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전재수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제공]

◆ 사퇴로 무엇이 달라졌나

전 장관의 사의는 곧바로 내각 운영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불러온 상태다. 해수부 부산 이전, 북극항로 개척 등 정부 역점 사업의 추진 속도는 당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사업 특성상 ‘지휘자 역할’이 중요한 만큼, 장관직 공백은 일정 조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부에서는 해당 사업들이 대체 인선이 확정되기 전까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무적 부담도 커졌다. 대통령이 전날 “여야를 불문하고 엄정 수사”를 지시한 가운데 현직 장관 신분이 유지되면 불공정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다. 이 때문에 전 장관의 직위 유지 여부는 청와대와 여권 핵심부에서도 계속 논의돼 온 사안으로 알려졌다. 사퇴 결정은 정치적 부담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선택이자, 향후 수사에 대한 독립성과 신뢰성을 부각하는 조치로 읽힌다.

일부 여권 관계자들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결심공판에서 여권 인사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의혹이 급격히 확산되는 흐름은 아니라고 전망한다. 이런 판단은 여권의 대응 방향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사실무근으로 드러날 경우 전 장관의 정치적 행보가 오히려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내각 차원에서는 이미 상당한 타격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더 우세하다.

◆ 부산시장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이 있나

부산 정가는 이번 사퇴를 선거의 기초질서를 흔드는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 장관은 민주당 내부에서 가장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였으며, 여권의 PK 전략 구상에서도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해 왔다. 따라서 사퇴 직후 지역 정치권의 첫 반응은 ‘판 전체의 재편 가능성’이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사실 여부를 떠나 초대형 악재”라는 입장을 즉시 내놨고, 일부 관계자는 “해수부 부산 이전을 활용한 반등 전략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의 후보 지형도 재구조화되고 있다.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 박재호 전 의원,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등이 거론되지만, 전 장관이 비웠던 위치가 워낙 컸던 만큼 공천 경쟁 자체가 다시 ‘기초 설계’ 단계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많다. 지역 조직도 재정비가 필요해진 상황에서, 민주당이 단기간에 결속력과 전략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권은 이 상황을 기회로 보고 있다. 잠재 후보로 분류되던 김도읍 의원, 조경태 의원 등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지역 정가에서 잇따른다. 부산 야권 관계자들은 “도덕성은 지역 정치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부산시장 선거는 정권심판론과 정권안정론이 동시에 강화된 ‘전면전 구조’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여야 반응이 왜 이렇게 갈리나

민주당은 전 장관의 사퇴를 국민 눈높이에 맞춘 행동으로 평가하면서도 의혹의 근거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액만 존재할 뿐 무엇이 특정된 것이 없고, 출처도 불분명하다”고 말하며 사건의 기초사실조차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거론된 보도에 대해서도 “아직 어떤 책임을 논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감찰이나 징계 절차를 언급하기도 이른 단계라는 입장이 우세하다. 당 지도부는 현재 상황을 ‘사실관계 확정 전 단계’로 규정하고 있으며, 추가 폭로·제보 등이 이어질 경우에만 조직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전 장관과의 통화 내용까지 공개하며 “본인은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방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대편인 국민의힘은 사퇴 직후 공세 수위를 크게 높였다. 당 지도부는 이번 사안을 ‘전 장관 개인 일탈’로 규정할 단계가 아니라며, 민중기 특검과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전 장관과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을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여권과 통일교의 부정적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주장했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장관직이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인사는 귀국 직후 사퇴한 배경을 추궁하며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향후 수사와 정치 일정은 어떻게 흘러갈까

수사는 금품 제공 여부, 제공 목적, 전달 경위, 인식 여부 등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에 따라 방향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제기된 금액이 어느 시점에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관계자 진술의 신빙성이 얼마나 확보되는지 등이 핵심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뇌물 구성요건과 맞닿는 지점이 있는지 여부도 법적 판단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절차가 지연될 경우, 야권이 주장하는 특검 요구가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여권과 야권 모두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사안이 ‘근거 부족’으로 귀결된다면 여권은 원칙적인 대응을 강조하며 국정 기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의혹이 확장되거나 새로운 인물을 향해 번질 경우, 지방선거와 국정운영 전반에서 흔들림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PK 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율 영향을 받을 경우 선거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정치자금 투명성이나 종교단체와 정치권 관계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도 빠르게 부상할 전망이다. 일본 등에서 유사 논란 이후 정치자금 규제와 종교단체 회계 공개 범위가 강화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관련 법·제도 보완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전반의 신뢰 회복을 위한 구조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 요약:
 전재수 장관의 사퇴는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단순 개인 사건에서 정치·행정 전반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부산시장 선거 구도는 재편이 불가피해졌고, 여야는 사실관계·정치적 책임·특검 여부를 둘러싸고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향후 수사 속도와 지방선거 일정이 사건의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며,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 등 제도적 논의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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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문답#전재수#통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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