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해운업 구조조정 ‘先조정-後지원’ 가닥

선박 헐값 해외매각 최대한 차단

정부의 해운업 구조조정이 선조정-후지원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시장에 나오는 선박이 헐값에 해외로 팔리지 않도록,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 국내 투자주체가 은행법, 보험업법 규제를 받지 않고 선박을 사들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5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선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해운업계의 구조 조정과 관련해 다음달 산업은행이 해운산업 실무협의회를 여는 것을 비롯해 금융업계의 해운업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원할 수 있는 규모보다 부실이 큰 해운업체는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금융기관이 경영 자료를 갖고 해운업체를 선별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계류 중인 선박투자회사법 개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면 선박펀드를 만들어 매물로 나오는 선박을 국내 금융기관이 산 뒤 해운사에 용선해주는 방식으로 해운 시장을 재편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선박투자회사법 개정안은 총자산의 70%를 해운업체의 채무상환 등을 위해 매각되는 선박에 투자하는 선박투자회사에 대해 존립기간을 적용하지 않고, 현물출자나 주식 추가발행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박투자회사는 은행법과 보험업법에 따른 금융기관의 타 회사 주식보유 비율 제한 규정과 연결재무제표 작성 의무도 면제된다.

금융기관과 일반 투자자가 선박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조성해 선박의 해외 유출을 막고 해운업을 자연스럽게 재편하자는 취지다.

국내 해운업계는 80~90%의 업체들이 용선 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2003년 40여개였던 해운업체는 2005년 이후 활황을 타고 160여개로 늘었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해운업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어 법 개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돼도 해운업체를 직접 금융기관이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고, 해운 경쟁력을 높이자는 애초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해운업 구조조정에 최대 장애가 됐던 '용선 사슬(배 한 척을 여려 단계에 걸쳐 용선하면서 이뤄진 구조)'은 조금씩 정리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해외 벌크선사의 파산으로 자동 반선된 배를 합하면 전체 용선 사슬로 얽힌 선박 중 30~40%는 정리가 된 것 같다"며 "용선문제는 클레임 때문에 선사들도 공개를 꺼려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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