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소영의 한방칼럼]방광에 걸리는 감기, 방광염

정소영 인애한의원 원장

감기, 즉 상기도 감염은 상기도에 염증이 생긴 것이고, 방광염은 방광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감기에 걸리면 찬 기운을 몰아내려고 기침을 하게 되고, 방광도 방광염에 걸리면 방광이 자주 수축하게 되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감기에 걸리면 때로는 목이 부어 많이 아프기도하다. 마찬가지로 방광에 염증이 생겨도 소변이 나가는 부위가 붓게 되면 아프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방광염을 방광에 걸리는 감기라고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감기도 일년 내 한번 안 걸리는 사람이 있고 늘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방광염도 모르는 사람은 평생 모르고 지나가지만, 잦은 방광염과 재발하는 방광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또 감기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레르기 비염 진단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은 무엇이 원인일까.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기관지가 약하다는 말도 많이 하게 된다. 방광염도 마찬가지다. 자꾸만 재발하고 반복되는 방광염은 방광이 약해져서 생기는 것이다.

한의학적으로는 허증(虛證)에 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질이 차갑고 이뇨작용이 강한 항생제, 소염제를 쓸 경우 그 순간에는 증상이 개선되지만 결국에는 더욱 병을 악화시키게 된다. 실제로 임상에서 1,2년에 한번씩 방광염을 앓다가 나중에는 6개월에 한번, 더 가서는 일주일 약 먹으면 일주일 괜찮다가 또 증상이 생겨서 일주일 약을 복용하는 사례들도 있다. 재발하고 반복되는 방광염은 방광이 약해져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방광을 튼튼하게 해 주는 한약으로 치료해 주어야 한다.

반복되는 방광염을 앓다가 나중에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진단받는 경우들도 있다. 물론 방광염에 걸린 적이 없었던 사람도 과민성방광증후군을 앓을 수 있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방광염과 증상은 똑같고, 염증만 없는 질환이다. 이름처럼 방광이 과민해져서 자주 뇨의를 느끼게 되고, 참을 수가 없고, 심하면 못 참고 실수를 하게 되고, 밤에도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질환이다.
 
왜 과민해질까? 마음이 약한 사람이 더 예민한 것처럼 방광이 약해져서 더 예민해지는 것이다. 대부분 긴장할 때 특히 심해지는데, 교감신경이 방광을 많이 자극해서 뇨의를 많이 느끼게 된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도 긴장할 때 뇨의를 느낀다. 문제는 과민성방광증후군 환자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뇨의를 느끼고, 심하면 실수를 하는 것이다.

똑같이 긴장해서 교감신경이 방광을 자극해도, 방광이 예민해서 더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방광을 튼튼하게 해 주는 한약치료를 하게 된다.

방광이 약해지는 것은 신장의 에너지가 부족해져서 방광을 따뜻하게 해주지 못 해 차가워져서 약해지는 것이다. 방광한수(肪胱寒水)라고해서 찬 기운을 담당한다. 그래서 차가워지면 더 약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방광이 약해져서 생기는 것이 과민성방광증후군이기 때문에 과민성방광으로 진단받은 후에도 또 방광염에 걸리게 될 수 있다. 약해져 있으니 감염도 더 쉽게 되는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과 감기를 봐도 그렇다. 알레르기 비염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감기에도 더 쉽게 걸리게 된다.

과민성방광증후군 환자들도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인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가도 중간 중간 방광염에 걸려서 증상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중에 증상이 갑자기 더 심해진다면 방광염에 또 걸린 것이 아닌지 검사해 봐야 한다.

‘나는 전에도 검사해봤지만 과민성방광증후군이고 방광염이 아니야, 염증이 없어’ 하고 단정 짓고 지나치면 방광염이 진행되어 신우신염 등 더 큰 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잦은 방광염과 과민성방광증후군. 둘 다 방광이 약해져서 생기는 질환들이다. 차가운 성질의 약은 그 순간의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방광을 더 약하게 만든다. 방광은 따뜻하게 해 주어야 튼튼해진다. 잦은 방광염과 과민성방광의 근본원인을 치료해 주는 한방치료로 건강한 삶을 되찾아보자.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