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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재경칼럼]뉴 GM과 세계자동차 시장의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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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0년 프랑스인 니콜라스 퀴뇨가 증기식 자동차 ‘Fardier'(운반차)를 소유하고 있었다. 기록에 의하면 시속 3.2 킬로미터였다고 한다. 1879년 자동차는 ’도로기관(road engine)'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어쨌든 불과 1세기전만 하더라도 자동차라는 단어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을 것 같다.
 
자동차(automobile)이 일반적으로 사용된 것은 1902년경이다. 실용적의미의 자동차를 처음 개발한 기술자는 고틀립 다임러(Gottlieb Daimler)다. ’메르세데스’는 그의 딸 이름을 딴 차다. 당시 다임러의 자동차 발명을 몰랐던 칼 벤츠가 두 번째로 차를 발명했고, 이 두 회사가 합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탄생했다. 자동차의 발명은 독일에서 이루어졌지만 최초의 대규모 자동차 제조는 프랑스 사람이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미국에서 처음 휘발유 자동차가 소개된 것은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에 사는 찰스와 프랭크 더리어 형제에 의해서다.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 자동차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1898년 경 미국내 자동차 수는 30대 내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약 10년이 지나 미국은 700대의 자동차와 700개의 공장이 세워졌다. 1899년 투자자들은 자동차회사 설립에 모두 당시 투자 규모로 3.9억 달러를 투자했다.

미국에서 자동차 제조업이 시작된 곳은 중서부와 특히 미시건 지역 출신이 많았다. 디트로이트가 자동차 도시가 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올스모빌(Oldsmobile)은 미시건 랜싱의 랜섬 올스, 뷰익과 헨리 포드 역시 디트로이트 등이 있다. 제너럴 모터스를 창립한 윌리엄 C. 듀런은 플린트 출신이다. 플린트 로드 카트 컴퍼니(Flint Road Cart Company)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1905년까지만 해도 미국 시골지역에 1킬로미터 길이의 포장도로가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자동차의 상용화까지는 요원하기만 한 환경이었다. 미국에서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상업화의 물결을 탄 것은 1903년 설립된 포드사가 모델 T를 양산하면서 사실상 1908년부터 1927년까지를 “미국 자동차 시대가 열린” 시기로 본다. ‘과속위반 스티커’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도 1930년이다. 1915년 200만대의 자동차는 5년 만에 5배가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수보다 많은 것이었다. 다시 5년 후엔 미국이 전 세계 자동차의 85%를 생산하게 되면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시작한 지 4반세기만에 미국을 상징하는 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계 자동차 산업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생각하면 억울한 일이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불러일으킨 주역들은 ‘탐욕’에만 눈이 멀었던 금융기관들과 부동산 모기지 대출업체, 그리고 개인 투기꾼들이었는데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뛰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로 번지면서, 대량 실업은 결국 소득감소, 자동차 시장 판매 감소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야기하게 되었다. 911 테러 당시 항공사들에 대한 정부 지원으로 미국의 글로벌 항공사들은 대량 실업과 파산위기를 넘기고, 숨 가쁜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었지만, 자동차 산업은 그렇게 운이 따라주지 않은 것 같다. 지난 해 말 미 상하원에서 빅3 지원에 관한 청문회가 시작되더니, 크라이슬러는 지난 4월 30일 파산 보호 신청 후 42일 만에 이탈리아의 피아트로 넘어가 버렸고, 101년 역사의 제너럴 모터스(GM)가 지난 달 1일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미국의 꿈을 상징하던 GM의 몰락을 두고 “제널스 모터스(Generous Motors)에서 거번먼트 모터스(Governnent Motors)로" 바뀌었다. 정부도 나름 바쁘게 되었다. 지난 1일 우량 자산을 새 법인에 매각하고 '뉴 GM'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파산법원의 판결 이후 제너럴 모터스(GM)의 부활 작업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일단 새로운 GM은 시보레ㆍ캐딜락ㆍ뷰익ㆍGMC 브랜드로 출범하려한다. 허머와 오펠 등 기존 4개 브랜드는 이미 중국 등에 매각했다. 아울러 기존 인력의 35%를 줄이고 16개 공장을 폐쇄하거나 가동 중단하는 구조조정도 실시할 예정이다. 전략적 시장도 수익성이 높은 소형차ㆍ고연비차 부분이다.

하지만 큰 것 한방을 얻어맞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나름대로 회생에 자신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네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정부의 확실한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 WTO로부터 보조금 지급이라는 위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듯하다. 유럽도 자국의 자동차 산업에 보조금 지급을 당연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기술력이 있다. 비록 한국산 자동차 밧데리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지만, 겸손한 수사(rhetoric)같다는 생각이다. 글로벌 기술 표준 제정자로서 미국이 향후 취하게 될 다양한 기술보호정책의 파급효과는 상당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한 때 강력했던 전미자동차 노조와 사측간의 회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새로운 노사문화가 창출될 전망이다. 후기 문명사회의 가치와 인식의 변화를 선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자동차 산업이 미국 경제의 스마트 파워를 대표한다. 20세기 자동차 산업은 사실상 21세기 후기 산업사회의 자동차 산업 모델로 진화할 것이다. 환경과 직결된 모델이 되지 않을까? 향후 통상과 관련한 모든 잣대는 환경과 노동문제에 연결될 것이다.

이미 미쯔비시, 이스즈, 스쯔끼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에서 철수를 계획한다고 한다. 토요타도 고전 중이다. 1990년대 중반 “일본을 팔면 미국 대륙 5개는 거뜬히 살 수 있다”라고 큰소리치던 일본이 ‘잃어버린 15년’을 경험한 게 우연이 아니다. ‘경쟁’이라고 하는 단어는 실로 무서운 단어다. 겸손도 필요 없고, 오직 실력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변수인 듯 보인다. 자동차 산업은 기술과 문화의 총체적 산업으로 봐야한다. 디자인도 살아있고, 인체 공학적 설계도 스며들어야 한다. 당분간 불확실성의 시대에 강호의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자천타천으로 등장하겠지만, 진정한 고수는 지금 뼈를 깎는 시련을 이겨내고 있을 따름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재편과정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곽수종(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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