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Biz포럼]개발과 공급의 딜레마

소형주택 공급 절실…각종 건축 규제 풀어야

정현조 (주)삼경C&M 차장

최근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음을 모두 느끼고 있을 것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의해 발생한 대내외적 경제 불안은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도 극심한 경기 침체를 가져왔다. 불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불안함은 서민들의 지갑을 더욱 굳게 잠그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을 통해 실물 경기의 회복을 꾀하고자 잇따른 부동산 거래 지원책을 내놓았다. 정부의 정책은 효과를 발휘해 올해 초 부터는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서서히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지방 미분양 아파트들이 빠르게 소진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지난 3월부터는 집값 상승세를 걱정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국토해양부 통계 자료에 의하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거래 소강상태를 올 1월부터는 벗어나기 시작하여 소형 주택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점차 증가하더니, 저가 급매물이 소화된 3월부터는 지가상승률이 ‘ ’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도 한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도 빠른 지가 상승은 주택 수급 불균형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사업을 진행한 40여개 재개발구역들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거치면서 소형 서민 주택의 공급이 부재된 상황 속에 주택은 자꾸 멸실되어 갔다. 재개발사업 철거로 이주하는 수요자들이 대체 주택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겠는가? 아니면 서울을 포기하고 지하철 노선을 따라서 경기도나 인천으로 거주지를 옮겨 가겠는가? 둘 다 아니다. 서울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이주민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서울뿐이다. 그런데도 각 자치구는 개발 사업 시행과 투기를 막는다는 목적 하에 아직 한참 개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역까지 건축 허가를 제한하였다. 또한 지분 쪼개기를 막는다는 목적 하에 전용면적을 제한하여 소형 다세대, 연립주택의 공급까지 막아 놓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 서민들이 전세든 매매든 이주해야 할 주택이 멸실되는 주택수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하니 최근 전세가 고공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전세 수요는 투기 수요가 아니다. 100% 실수요인데 현재 연일 전세가 상승에 대한 우려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서민 주택의 부족 때문에 기인하는 것이다.

과거 소형 서민들의 주택이었던 다세대, 연립주택이 향후 개발될 지역이라는 곳에 지어지면서 전용면적을 60㎡이상으로 모두 짓다보니 가격도, 내부도 ‘준아파트’ 수준이 되어 철거 이주민들이 소유하기에는 턱없는 가격이 되어가고 있는 것도 전세 수요가 넘쳐나는 요인이다.

이러한 소형 주택 부족을 절실히 인식한 정부도 ‘도시형 생활주택’ 제도를 도입하고, 보금자리 주택 건설 등 소형 서민들의 주택 공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 사업이 진행중인 재건축, 재개발 철거 수요를 넘지 못하고 있다. 향후 5년 이들 사업으로부터 유발되는 예상 이주 수요는 어림잡아 서울시 전체 가구수의 10~15%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것이다.

전세가 상승은 다시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현상 속에 다시 또 많은 사람들이 주택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더 오르기 전에..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들이 움직이고 있으며, IMF의 학습에 의해 인기지역의 매가가 급락하자 오히려 서둘러 매수를 실행한 투자자들이 강남 집값을 빠르게 회복시켰다.

지금 현재 지가 상승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다. 반복된 투자 학습에 의해 인기지역은 회복도 빠르며, 그러한 지가 회복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부추기며 전 지역으로 파급되어가고, 단기 땜방식 정부 정책에 의해 부족한 주택 공급은 전세가 상승으로 서민들만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현재 시중 유동자금은 작년 동기보다 18.5%나 증가한 수치라 한다. 이 같은 유동자금은 앞으로도 지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다.

당장의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각종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 아니라 개발이 더딘 지역은 과감하게 건축 허가 제한을 모두 풀고, 전용면적 제한도 풀어 서민 주택의 공급을 확대해야 하며, 가용 택지가 한계에 달한 서울시에서 유일한 공급책인 재개발, 재건축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도 더욱 이루어져야만 유형별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확대될 것이다.

정현조 (주)삼경C&M 부동산사업부 차장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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