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Biz포럼]도시평판이 국가 경쟁력이다

도시개발, 장기적 안목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이용진 HS애드 국장

일본 규슈 지방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구마모토시(市)는 일본의 문호 나스메 소세끼가 “숲속의 도시”라고 불렀던 녹지가 풍부한 도시이다. 구마모토 아트폴리스 계획(KAP)은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적 풍토를 살려나가는 가운데, 후대에 문화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우수한 건축물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KAP는 베를린 국제건축박람회로부터 영감을 받아 진행되었다.

문화적 소양이 풍부한 모리히로 호소가와 시장과 건축가 아라타 이소자키(Arata Isozaki)가 1988년부터 추진하였다. 커미셔너에 의한 다양한 건축 설계, 진보적 건축 프로젝트에 대한 시상, 전시회 심포지움 워크샵 등을 통한 기획, 홍보, 인재육성 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구마모토시는 이 프로젝트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지역활성화에 성공함은 물론 지역창조를 위한 새로운 발상으로 성공한 도시라는 평판을 얻게 되었다.

도시평판은 도시가 만들어낸 다양하고 장기적인 도시활동의 결과 구축된 도시에 대한 총체적인 인상이자 평가이다. 평판이 좋은 도시는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국제적인 협회, 단체, 기업을 유치하거나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를 유치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거주하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따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살기를 원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은 떠나려 하지 않는다. 즉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선순환을 이끌어낸다.

그렇다면 훌륭한 도시 평판은 어떻게 구축 되는가. 우선 산 강 바다 등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큰 역할을 한다. 도시의 랜드마크가 멋지고 거리간판, 공공디자인 등이 주변 환경과 잘 조화를 이루면 좋은 평판을 구축할 수 있다.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인 매력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도로 철도 항만 공항 공원 광장 녹지 등의 도시기반시설도 좋은 도시평판을 형성하는데 중요하다. 이 밖에도 경제활동의 용이성, 교육기회와 주민복지,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은 좋은 도시평판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좋은 도시평판은 몇 가지의 부분적인 요소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도시평판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시간과 자본이 많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좋은 도시평판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마모토시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 우선, 도시의 차별적이고 장기적인 아이덴티티를 미리 설정하고 도시계획, 산업정책, 도시커뮤니케이션, 도시 축제 등을 기획해야 한다. 여기에는 도시가 가진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고려해야 함은 물론이다. 두 번째는 지속성이다. 단기적 개발에 치우쳐서는 안되며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가 60년 만에 이루어낸 산업화는 성과도 많았지만 부작용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무조건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숨쉴 수 있게 살아온 사람들 그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 이제는 천천히 그리고 생명을 넣어서 만들어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평판을 만들어가는 조직은 민관이 같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관이 주도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효율적이긴 하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지속적 추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재정을 지원하고 프로그램과 조직은 민간의 독자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서 시민들의 컨센서스를 모을 수 있고, 시민 자율 속에서 정부의 개입과 통제가 적절한 조화를 이룰 때 지속적인 도시발전 그리고 좋은 도시평판을 얻을 수 있다.

이용진 HS애드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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