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유럽합중국 시대의 韓·EU 관계

EU, 하나의 거대 지역통합체로서 위상 커질 듯

관계‘유럽합중국(United States of Europe)’으로 가는 길이 가속화 되게 됐다. 지난 3일 유럽연합(EU)의 미니헌법으로 불리는 리스본조약 비준의 최대 걸림돌이 되었던 아일랜드가 국민투표에서 찬성 67.1%,반대 32.9%로 리스본조약 비준동의안이 통과됐다.

아직 대통령 서명이 남아 있는 체코와 폴란드를 제외한 25개국이 찬성하면서 사실상 EU는 경제적 통합에 이어 정치적 통합까지 이루게 됐다. 아일랜드의 동참으로 보다 강력한 유럽의 등장에  더 다가섰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리스본조약의 주요 내용을 보면 EU 회원국이 번갈아 맡던 순회의장국 제도 대신 임기 2년6개월에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는 정상회의 상임의장(EU 대통령직)을 신설하고 외무장관에 해당하는 임기 5년의 외교정책 대표직도 신설토록 했다. 의사 결정 방식도 종전의 만장일치 제도에서 이중다수결 제도로 바꿔 의사결정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중다수결 제도란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27개 회원국 중 15개국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되는 제도로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 2017년 전면 실시된다.

이미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EU가 정치적 통합마저 이루게 되면 국제 사회에서 EU의 입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EU와의 적극적 관계 강화를 통해 실리를 얻는데 주력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제 그 첫 단추로 한·EU FTA를 어떻게 잘 마무리 짓느냐가 중요하게 됐다. 일단 정부는 리스본조약이 회원국에 대한 EU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한·EU FTA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비준이 될 것이라고 믿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 무역흑자의 38%를 차지하는 EU 시장이 이제 정치·경제적으로 단일화 되면서 더욱 규모가 커질 것은 자명하므로 EU시장을 하루라도 빨리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대부분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한 기계, 화학 등 부품·소재를 EU로 수입선을 전환할 수 있게 돼 만성적인 대일(對日) 무역적자도 점차 완화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전자제품, 자동차, 조선 등은 EU가 세계 교역에서 흑자를 내는 부문임에도 한국에서는 상당한 적자를 내고 있으며 반대로 육류, 가죽제품, 기초금속 등은 유독 한국에서 장사를 잘 하는 품목으로 꼽혀 무역구조 면에서 서로 비교우위가 뚜렷한 편이다.

따라서 한·EU FTA가 유럽 의회에서 조속히 비준을 얻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함께 EU와의 정치·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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