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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되는 뉴스들을 듣고 있노라면 과연 세계 금융 위기라는 것이 있었는가 싶다. 주가는 끊임없이 오르고 경제 지표는 좋아졌다는 소식만 들린다. 연구 기관들의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정말 경제가 좋아지고는 있는 것일까?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은 생산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제조업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기준 국내 제조업 생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로 서비스업 54.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조업 경기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다른 산업과 달리 제조업은 수출을 주도하고 있어 스스로의 성장 동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업 주요 업종들이 위치하고 있는 경기 국면을 판단해 보면 향후 경제 전반의 방향성을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제조업 경기는 전반적인 회복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업 생산은 2008년 10월 이후 2009년 6월까지 9개월 동안 감소를 지속하다가 7월에 들어 소폭(전년동월대비 0.8% 증가)이지만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업종별로는 화학, 전자부품, 반도체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 평판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되어 있는 전자부품 업종 생산은 2009년 3월 이후 7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며 전 업종 중에서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화학제품 업종의 생산은 2009년 4월 이후 7월까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 생산은 6월과 7월에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자부품이나 석유화학 업종보다는 경기 회복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회복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동차 산업은 생산 회복세가 미약하지만 7월에 들어서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재고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중이어서 경기 회복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단 최근 경기 회복이 수출보다는 경기부양책(감세정책)에 의한 내수에 의해 견인되었기 때문에 회복세가 더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석유정제품, 철강, 통신·방송 장비, 기계 등은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아직 불황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업종들의 특성은 업종 생산물들이 다른 업종의 중간재나 연료로 사용된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이 업종들은 다른 업종들의 경기가 회복된다면 시차는 있지만 불황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주 업종인 조선 부문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수년전부터 확보된 수주물량이 많기 때문에 여전히 생산과 출하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수주량이 급감하고 있어 1~2년 후의 조선업 경기는 급랭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섬유와 컴퓨터 업종은 국제 경쟁력 약화로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글로벌 경기 침체의 부정적 영향까지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섬유와 IT 업종 중에서는 컴퓨터 부문의 경우 최근 출하 감소율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두 업종의 생산 감소세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두 업종 모두 경기 불황 국면에 장기간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특징들을 요약하면 업종별로 경기 국면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아직 윗목까지 따뜻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미약한 경기 회복세가 활성화 단계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출 확대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선진국 시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중국 등 신흥 공업국과 최근 유가 상승으로 다시 구매력이 높아진 중동, 중앙아시아 등 산유국에 대해 적극적인 진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경기 활성화 정책이 내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해야 한다. 최근 자동차 업종이 회복세를 보인 것도 정부의 경기부양책 때문인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재정건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시켜 기존 계획된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주력산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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