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주는 나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

우리나라가 마침내 원조를 주는 나라의 대열에 합류했다. 어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 심사 특별회의에서 대한민국은 ‘선진공여국 클럽’으로 불리는 DAC의 24번째 회원국으로 공식가입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원조를 주는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한국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국제 원조 없이는 일어서기 힘들었던 우리나라가 이제 '주는 나라'로 자리매김하게 돼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정부는 이번 일로 1996년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인 OECD에 가입한 뒤 13년 만에 선진국 원조클럽인 DAC회원국이 됨에 따라 내년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의 국제적 지위가 한층 높아지고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도 격상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원조공여국이 된 것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눈부신 경제성장의 결과로 36년의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 찾아온 한국전쟁의 고통을 딛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그것은 우리 국민의 피땀으로 이뤄낸 기적이기도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국제사회의 막대한 지원이 깔려 있다. 한국전쟁 직후 100달러도 안 됐던 1인당 국민소득이 이제 1만8,000달러에 달하며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것도 결국 국제사회의 지원과 도움이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이런 지원으로 성장한 한국은 그동안의 원조규모는 국민총소득(GNI)의 0.09%에 불과해 OECD 평균 0.30%에 훨씬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2015년까지 원조규모를 GNI의 0.25%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15년까지 공적개발원조(ODA)가 현재의 3배로 늘어 30억달러로 확대된다.

그러나 여전히 원조의 조건을 달지 않는 비구속성 비율은 25%에 불과해 가입국 평균 90%에 비해 형편없이 적어 도움을 주면서도 수혜국으로부터 관대하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비구속성 원조비율도 지금의 25%에서 75%로 높일 계획이지만, 원조의 양과 질을 최소한 회원국 평균 수준 정도로 끌어 올려야 하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제 정부는 우리나라의 대외원조 규모가 커지는 만큼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체계적이고도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과 함께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DAC실사단이 지적한 ODA 통합 추진 시스템과 법률 미비, 비구속성과 대가 없는 원조인 증여율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을 유념하고 철저히 보안해야 한다.

당장 우리의 경제 규모나 예산 사정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원조를 크게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받은 것 이상 베풀고자 하는 자세로 적극적인 대외원조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것이 결국 국격을 높이는 길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