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인 연구원들, 마취에 의한 무의식 유도원리 물리학적으로 제시

한슬기 기자

수많은 환자들이 수술 시 경험하는 전신마취는 그 잠재적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뇌를 어떻게 무의식 상태로 유도하는지 지금까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포항공대 물리학과 김승환 교수 황은진 씨 팀과 서울 아산병원 노규정 교수팀, 이운철 미국 미시건 의대 연구원(POSTECH 박사) 공동연구팀이 사람의 전신마취 실험에서 무의식 상태로의 전이가 뇌의 정보흐름경로의 억제에 의해 일어난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이 분야 최고 권위지인 ‘의식과 인지(Consciousness and Cognition)’ 1일자에 주목할 만한 논문(Target Paper)으로 소개됐다.

한-미 공동연구팀은 정맥 마취제인 프로포폴(propofol)을 정상인에게 주사하여 전신마취를 유도한 후, 인지를 다루는 전두엽(뇌 앞부분)에서 감각정보처리를 하는 두정엽(뒷부분)으로의 정보흐름의 방향과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의 정보 흐름은 전신마취로 의식을 잃는 것과 동시에 급격히 감소하지만, 그 반대 방향 흐름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수술 중 전신마취 상태의 환자의 뇌에서 외부세계로부터의 감각 정보 등 의식하기 ‘전’의 정보처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의식한 ‘후’의 정보처리는 강하게 억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전신마취된 환자의 각성이 갑자기 돌아오는 ‘수술 중 각성’과 같은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공대 김승환 교수는 “학제간 융합 연구를 통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의식 소실의 단계적 과정 등 의식의 핵심 수수께끼를 풀어나갈 실마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뇌사, 식물인간, 수면, 간질 등 다양한 의식과 무의식 상태에서 특징적인 정보흐름구조의 존재와 역할을 규명해나가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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