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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문화학교란 데가 있다. 충남 부여 백제역사재현단지에 있는 문화재청 산하 4년제 국립대학이다. 그런데 교명에 대학이란 표현을 쓰지 못한다. 석박사 대학원 과정이 없는 고등교육법상 ‘각종학교’이기 때문이다.
4년간 학부 교육을 받고 대학원은 딴 대학엘 가야한다. 국립대학에서 이런 아이러니가 발생하니 보다 못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나섰지만 그동안 여의치 않았다.
지난 2005년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전통문화학교법안을 발의했지만 17대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박사과정을 뺀 석사과정만 하자는 수정안을 내며 한발 물러섰지만 여의치 않았다.
18대 국회에서는 석박사 과정을 빼고 대학명칭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설치법안이 지난해 2월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에 의해 발의됐고 현재 계류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대표발의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법안’이 또 다시 제출됐다. 법안은 지난 2월 소관 상임위 1차 검토를 마친 상태다.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대학교 전환이 매우 희망적이다.
한 의원은 “화재로 손실된 숭례문이 복구되는 과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문화재 탐구를 통한 복원 작업은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다. 전통문화교육의 고도화 및 체계화를 도모할 수 있는 대학원의 설립과 전통문화 연구역량의 강화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며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전통문화교육이 단순 복원과 보수에 역점을 두고 있어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 재창조 등이 취약하다는 게 한 의원의 지적이다. 문화콘텐츠 개발과 이를 활용한 새로운 국격(國格 ) 창조가 필요한데 전문 고급 인력양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의원은 “현재 대학원 설립이 불가능해 고도화된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전통문화교육의 현장에서 생존의 위기에 봉착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전통문화학교법 제정을 통해 우수 교원 및 대학원생들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전통문화 재창조에 이바지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석박사 과정 대학원 설치와 건축공학인증제 도입, 전통문화 및 문화재 관계분야 종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 과정 개설 등이다. 이에 대해 국회 입법심의관은 고등교육법 체계와는 별도의 법률로 설립하려는 제정안이 전퉁문화 인력 양성이란 공공성과 입법 전례를 감안할 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학교 배기동 총장 역시 국가 차원의 전문 인력 육성이란 측면을 강조하면서 법안이 시급히 통과되길 기대하고 있다. 전통문화 기능인이 아닌 전문가 양성을 위해 대학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배 총장은 지난해 9월 총장 취임식에서 ‘짬뽕전문가 양성’을 주장했다. 고고학발물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고학과 박물관학에 정통하도록 학교에서 ‘융합학문’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공을 튼튼하게 지탱하는 인문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섭렵하도록 해 문화유산 전문가로 배출시키는 것이 대학의 진정한 설립목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재 기능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문화유산 보존과 발전, 새로운 콘텐츠 개발 등을 위해 융합 학문을 가르칠 수 있는 학제 개편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학원 과정 신설을 통해 전통문화유산 보존 및 개발을 담당하는 문화유산 전문가, 고부가가치 산업인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자, 전통문화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튼튼한 학문벨트가 되길 기대한다.
문화가 없으면 국가의 미래 또한 없다. 정쟁의 대상으로서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회는 이번 법안 심사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쟁의 도구로 희생시키지 말고 국익을 위해 잘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란 명칭과 격을 허하길 바란다.
유성호(문화비평 칼럼니스트)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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