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수영 회장(OCI회장)이 회장직에서 떠난 후 3개월째 회장 선임문제를 놓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급기야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추대위원회(위원장 박승복)가 이희범 STX에너지·중공업 총괄회장을 차기 경총 회장으로 추대했다.
추대소식이 전해지자 이 회장은 측근을 통해 "기업 경영에 전념하고 싶다. 경총 회장직을 수락한 적이 없다"며 수락 거부의사를 곧바로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경총관계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꼭 회장으로 모시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회장자리를 놓고 추대위와 당사자 간에 '기(氣) 싸움'이 벌어지는 묘한 상황이다.
경총은 노사분규가 극심해지기 시작하던 1970년 7월15일 노사간 협력체제의 확립과 기업경영의 합리화를 통해 산업평화 정착은 물론 경제발전을 도모키 위해 설립된 민간 경제단체다. 그동안 4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경제5단체로 확고부동안 입지를 굳혀왔다.
그럼에도 대기업 회장들이 경총 회장직을 고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총 관계자는 "대(對)노조 업무를 맡는 경총 회장은 '힘든 자리'라는 인식 때문에 누구도 맡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경총의 출발은 명분이 좋았던 만큼 처음에는 잘 나갔다. 창립 당시 경총 설립을 주도했던 전방 창업주 고(故) 김용주 회장이 10여년을 맡아 경제단체로서의 토대를 닦았다. 이후 2대 회장인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경총의 존재가치를 크게 일깨웠다고 볼 수 있다.
노사관계 뿐만이 아니라 인재개발과 고용문제 까지 폭넓게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노사문제가 극에 달했던 시기에도 경제사회단체협의회를 만들어 대립과 반목으로 일관하던 노사관계를 어느정도 상생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 이동찬 회장은 자그마치 15년간을 경총회장을 맡아 왔다.
문제는 이동찬 전 회장 이후였다. 그 때도 어느 누구도 경총회장직을 맡으려 하지 않았다. 할 수없이 경총 창립의 공신인 전방가(家)의 김창성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부친의 뜻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회장도 7년여를 회장직으로 일했다.
이후에도 마찬가지 하마평만 무성할 뿐 경총 회장 자리는 모두들 고사하다 이수영 OCI회장이 총대를 메고 4대 회장에 취임했다. 이 회장도 6년간 두번 연임하고 자리를 내놓았다. 경총 회장 자리는 항상 추대-고사-간곡한 부탁-수락의 수순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희범 회장도 곧바로 고사의사를 밝혔지만 아직도 반반이 아닐까? 경총 관계자도 "회장단이 간곡히 부탁하면 마음을 바꾸리라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튼 작금의 노사관계는 5월들어 노조전임자 축소 문제로 노사간에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상태다.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2011년 복수노조 허용 등 노사관계의 중대사가 산적해 새 회장 선임이 시급하다. 중차대한 시기에 사용자측 수장이 공석인 것은 노사관계 발전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임금문제를 둘러싼 고통분담의 관계에서 이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역할 분담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무엇이 국가를 위한 것인지 개인보다 회사보다 국가가 우선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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