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특별기고]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역할 모델, 문제는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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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일자리가 가장 확실한 복지대책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예전에는 40~50대쯤 되면 술자리에서 누구 아들이 ‘어느 대학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화젯거리였는데, 요즈음은 누구 아들이 ‘취직을 했다’는 소식이 주요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그만큼 일자리 문제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래서 정부도, 언론도, 기업도, 노조도 모두 일자리 대책을 얘기한다. 국가고용전략, 일자리 창출 정책, 고용서비스 선진화, 사회적 일자리 등 수없이 많은 대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도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왜 그럴까? 아마도 이것은 일자리 창출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대책만으로 아직 근본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일자리 대책은 백화제방처럼 난무하는 데 일자리 문제는 더 심각해지는 현상의 원인 중에 하나는 그러한 일자리 창출 대책이 현실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그래서 실질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데 있다. 한마디로 말은 많은데 실천이 안 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 노동조합, 정부가 나름대로 책임을 분담하고, 상호 협력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어느 한쪽이 책임은 적게 부담하고, 협력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백가지 대책을 내놓아도 소용이 없다. 그야말로 공염불이 되는 것이다.

이번에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민의식조사와 노사전문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그러한 책임 떠넘기기식의 인식 차이가 분명하기 드러나고 있다. 일반 국민들과 사용자는 노동조합이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에 노조는 이를 쉽게 수용하지 않는다. 또 일반 국민과 노동조합은 사용자가 투자확대를 통해서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사용자는 이를 소극적으로만 동의하는 식이다. 이렇게 손발이 안 맞아서는 아무리 일자리 대책을 만들어도 실행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실제로 경제 현장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거리를 방황하는 청년층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한걸음씩 양보하고 상호협력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노사정이 서로간의 책임과 역할분담을 분명히 하고, 이를 사회협약으로 만들어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사회적 협약이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으려면 먼저 노사정이 솔직하고 책임 있는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그 속에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의견을 모으며 책임을 나눠가질 수 있을 때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있는 사회적 협약 역할모델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민의식조사와 노사전문가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그러한 노사정 대화를 통한 노사정 역할모델의 가능성이 확인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서 노동시장 유연화와 관련해서 해고와 같은 수량적 유연화에 대해서는 국민과 노사 모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반면에 작업장 혁신이나 근로시간 조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와 같은 기능적, 노동시간 유연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이것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노사가 지혜를 모아나간다면 노사정 사회적 역할모델이 제 기능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자리 창출. 그것은 사회적 화두이자, 노사정 모두 자신들의 부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함께 협력할 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다면 우리도 유럽 선진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모델보다 더 효과적이고, 강력한 사회적 협약 모델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실천이고, 지금 움직일 때라는 것이다.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필자 이력>
1985년 2월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
2003년 2월 :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경영학 박사)
2004년 9월 :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2007년 5월 :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심판국장
2009년 6월 :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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