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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요즘 초등학생들이 무섭다며 아이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후 무척 혼란스러웠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가정과 학교의 교육에 총체적인 문제라고 뭉뚱그릴 수밖에 없었다. 기성세대의 안일함이 초등학교 교실을 예까지 망가트린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장면1. 초등학교 4학년 교실. 점심 급식 도중 한 남학생의 태도가 거슬렸는지 선생님이 한마디 했다. “넌 밥을 먹지 말던지, 아니면 바닥에서 먹어!” 아이는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선생님에게 한마디 했다. “밥 안 먹을래요. 그러니 급식비 돌려주세요” 선생님은 한 끼 급식비에서 몇 십원 모자란 돈을 아이 앞에 들이 밀었다. 아이는 당당하게 돈을 받아 쥐었다.
#장면2. 초등학교 6학년 체육시간. 피구를 하던 중 여학생들 무리에서 ‘개XX'라는 욕설이 튀어 나왔다. 선생님은 체육을 모두 마치고 교실로 들어와 여학생 전체를 일으켜 세운 뒤 욕설의 진원지를 찾아 나섰다.
서 너 명이 서로 욕설을 주고받은 것으로 판명 났다. 재발 방지를 위해 훈계를 하고 앉혔다. 잠시 후 한 아이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로 오게 했다. 엄마를 보자 아이는 서럽게 울기 시작했고 엄마는 선생님을 한번 흘겨보더니 아이들 데리고 집으로 가버렸다.
#장면3. 수업 태도가 좋지 않은 6학년 남학생에게 선생님이 가볍게 뒤통수를 쥐어박았다. 아이는 불쾌했는지 선생님을 향해 온갖 육두문자를 다 내뱉었다. 당황한 선생님은 일순간 얼어붙었고 아이는 한참을 그렇게 쏘아 붙였다. 어느 누구도 친구의 그런 행동을 말리거나 비난하지 않았다.
이같이 선생님의 권위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일이 이젠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비일비재하다. 한번은 아이가 한 인터넷 카페를 보여줬다. 담임선생님 안티카페란다. 몇몇 아이들이 모여 주고받는 댓글이 가관이 아니다. 멀쩡한 선생님을 ‘쪼다’로 만들고 있었다.
사실 요즘 교권이란 단어를 쓰기 부끄러운 시대다. 교육감들이 줄줄이 비위로 쇠고랑을 차고 교육위원 역시 뒤질세라(?) 안간힘이다. 교장이 되기 위해, 보직을 위해, 임용이 되기 위해 사고파는 흑심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교육계가 평안할 날이 없다.
얼마 전에는 시간강사 10년을 하면서 월 150만원 벌이를 하던 대학강사가 자살을 한 사건이 있다. 교수 자리를 줄 테니 수천~수억 원을 상납하란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다고 유서에 적어 놨다.
교육이 돈 벌이 수단이 되고 교육자의 자리가 매매되는 시대다. 교육계 종사자는 말한다. ‘극히 일부’가 전체 물을 흐리는 것이라고. 참 뻔뻔한 언사가 아닐 수 없다. 손바닥이 얼마나 크길래 하늘을 가리려 하는지. 6.2 동시선거에 교육감, 교육위원도 뽑는다. 그 밥에 그 나물인지 아닌지 다시 한 번 들춰보고 될성부른 이를 뽑자.
작금의 교육계 현실을 보자면 ‘개혁’이란 단어에 왜 무게가 실리는 지 가늠하게 된다. 교육계는 외부로부터의 개혁보다 내부의 자정으로 변화가 가능한 조직이다. 그게 안 되면 우리의 미래도 없다는 것을 공감하는 교육계가 되어주길 바란다. 초등학교 교실의 위기가 단순히 아이들의 인성만 가지고 문제 삼기엔 기성세대의 잘못이 너무 크다.
글ㅣ유성호 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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