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소득 증대 등 월드컵 경제효과, 남아공엔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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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집중됐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상 첫 월드컵이 열렸기 때문인데, 개최국은 인구 4분의 1이 빈곤층에 속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대부분의 후진국 혹은 개발도상국들이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면서 국위선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월드컵 개최로 남아공이 얻게 될 경제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월드컵 유치=경제적 이득’이라는 공식은 과연 성립할 수 있는 것인가.

국제컨설팅업체인 ‘그랜트 손턴’은 월드컵 기간 동안 남아공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들이 17억 달러(2조902억 원)를 소비함으로써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상승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남아공이 월드컵 유치를 준비하면서 지난 4년간 투입한 사회간접자본 등의 가치는 122억 달러(15조 원 상당)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독일 마인츠대학이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6독일월드컵 당시 독일을 찾은 해외 관광객들은 130만 명으로 이들은 25억 유로(30억 달러, 3조800억 원)를 소비했던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남아공 역시 이번 월드컵 유치로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월드컵 일정이 후반에 접어든 6월 하순 현재, 이번 월드컵 개최가 남아공의 경제규모를 신장시킬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양분된 상태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각국의 정보를 수록한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남아공 인구의 24%는 하루에 1.25달러(1500원 상당) 이하를 소비하는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남아공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남아공 국민의 25%가 실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독일의 지난해 실업률 8.2%와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남아공의 경제구조가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남아공 인문과학연구소(HSRC)에 따르면 남아공 전체 노동력의 27%는 주로 노점상이나 행상과 같이 공식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비공식경제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이번 월드컵 유치로 어느 정도의 득실을 얻었는지를 제대로 따지지 못할 경우, 월드컵 유치로 인한 남아공의 경제적 이득은 자칫 과대평가될 수 있다.

국제노점상연합 관련 운동단체인 ‘월드 클래스 시티즈 포 올 캠페인(WCCA)’의 체체 세레페 대변인은 최근 미 CNN 방송에 출연, 현재까지 월드컵으로 인해 노점상들이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밝혔다.

WCCA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활동하는 노점상 1만 명을 대표하는 단체로, 세레페 대변인은 “월드컵으로 인해 노점상들이 빈곤해졌고 활동지역에서 쫓겨났다. 많은 노점상들이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서 대안 없이 쫓겨났다”며 “월드컵 개최가 확정되기 전 사커시티에서 활동하던 노점상들이 경기장 건설이 시작되고,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동됐다. 누구도 그들에게 생계를 유지할만한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 주지 않고서 사람들은 이주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경기장 내에서 물품을 팔 수 있도록 허락받은 행상들은 코카콜라나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하도록 대형 회사에 고용된 사람들뿐이다”라며 “이들이 판매하는 것은 모두 비싼 상품들이고, 대형 회사들은 이주민들을 고용하고 이들에게 거의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이러한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노점상연합은 월드컵 기간 동안 남아공의 노점상 및 행상 10만 명 이상이 수입원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월드컵 개막 이전에 기존 영업지에서 퇴출돼야만 했다. 국제노점상연합의 팻 호른 코디네이터는 국제노점상연합 공식 사이트를 통해 “월드컵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의 최소 0.7%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도시에서 영업하는 노점상 및 행상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성명을 통해 “월드컵경기장으로의 접근로가 차단되기 전까지 노점상들이 주요 접근로에 몰려 있었고, 이들이 월드컵 공식 스폰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팔 수 있었다”며 “이번 월드컵을 위해 현지 직원 5500명을 교육시켰고 기술이 부족한 직원 6000명을 관리직원으로 훈련시켰다. 또한 이들이 월드컵 이후 좋은 일자리를 갖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일부 노점상들 가운데는 월드컵 기간 동안 평소보다 높은 수입을 올렸다는 이들도 있다.

WCCA의 회원이기도 한 노점상 라자루스 트라흐라인(72)은 사커시티에서 월드컵경기장이 건설될 당시 옥수수를 주요 재료로 한 기본 식사메뉴를 판매하다가 쫓겨난 바 있다. 그러나 FIFA에 공식 등록한 뒤에는 월드컵 기간 내내 사커시티와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 소웨토 팬 페스트 등에서 동료들과 함께 판매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트라흐라인은 “우리는 현재 자원봉사자들과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상인들을 위해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평소보다 많이 판매하고 있다”며 “현금을 받는 노점상과 바우처를 받고 자원봉사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노점상들이 구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매 식사 제공시마다 8달러짜리 바우처를 받는데, 하루 평균 30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월드컵 이후에야 돈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환상적이다”라며 “매일 밤 그들은 우리에게 전화를 해서 어디로 가라고 얘기한다. 나는 그들이 우리에게 공평한 비즈니스 기회를 줘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소웨토에서 20년간 축구용품을 판매해 온 노점상 딘가안 모요(38)는 엘리스 파크 스타티움 인근에서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판매율이 계속 오르고 있으나, 그렇게 많지는 않다. 나는 월드컵 이전부터 경기장 인근에서 판매해 왔으며 나는 국내 프리미어 리그전이 열릴 때마다 보통 경기장 안에서 판매를 해 왔다”며 “월드컵 개막에 앞서 FIFA에 등록했는데,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에 기재하자 그들이 공식 허가증을 줬다. 나는 100% 행복하며, 다른 행상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행상들이 FIFA에 소속됐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FIFA는 현재 비등록 상인들이 경기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다.

힐브로에서 축구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신시아(50)는 “이번 월드컵으로 인해 어떠한 이득을 얻지 못했다. 우리가 벌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월드컵 기간은 대형 회사들이 수익을 얻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아공 정부가 노점상 등을 월드컵 경기장에서 동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킬 것이라는 현지 언론보도를 듣고 FIFA에 등록하지 않았다.

한편, 제프 블레터 FIFA 회장은 2010남아공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11일 “소년들과 소녀들이 어울리고, 학교교육과 건강교육을 조직하고, 빈곤과 질병에 대항하기 위한 도구와 장려책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남아공에 남기고 싶은 유산이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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