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심층분석]중국-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의 배경 및 의의

ECFA는 대만과 중국, 양안 간 정치적 훈풍을 타고 단기간에 타결됐다.

대만은 2000년대 들어 계속된 경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마잉주 집권 이후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경제교류 확대를 추진했다. 이에 맞춰 중국은 대만의 對중국 경제의존도를 높여 장기적인 통합여건을 조성하고자 했고,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5차 회의만에 서명에 이르렀다.

ECFA 체결은 대만이 과거와 달리 정치적 문제 대신 실리적 입장에서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택했다는 특징이 있다. 마잉주의 정경분리 입장이 중국의 지지를 얻어 경제협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사실상 경제통합을 목표로 하는 FTA와 동일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산 수입품의 대체가 가능해 ECFA에 조급할 이유가 없었다. 중국이 이 협정을 정치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쟁점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통상협정의 일반적 패턴과 달리 행동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즉, ECFA는 경제적 실익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시한 중국-아세안/파키스탄 FTA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ECFA는 상품과 서비스 무역장벽의 자유화로, FTA와 동일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양국 간 권리의무 관계의 기본사항만 명기하고, 구체적 시장개방 일정이 포함되지 않은 기본협정이다. 상품, 서비스 및 투자를 별도 장으로 구성하지 않고, ‘무역과 투자’ 챕터에 모두 포함한 것은 ECFA가 간단하고 낮은 수준의 협정임을 보여준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은 대만에게 석유화학, 기계, 방직, 운송기구 등 5개 분야에서 539개 상품품목의 관세인하를 약속했다. 이들은 2009년 기준 대만의 중국 수출 총액의 16.1%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은 석유화학, 기계, 방직 등 6개 분야에서 267개 품목을 개방하게 된다. 이들은 2009년 기준 중국의 대만 수출액의 19.5%를 차지했다.

협정 내용을 살펴보면, 대만의 경제적 혜택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이 중국에게 WTO 협정 수준으로 개방한 반면, 중국은 그 이상을 약속했다. 대만은 중국이 경쟁력이 있는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부 농산품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등 비대칭적 협상결과를 확보했다.

다만 중국은 대만을 위안화 경제권에 포섭,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대만 첨단기술을 습득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협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정의 결과로 중화경제권은 북미, EU에 이어 세계 3번째 거대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현재 대만과 중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인 한국 산업은 ECFA 체결로 인해 일부 품목에서 가격 경쟁력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원가절감 및 현지화 전략 강화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장기적으로 중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 차이완 기업과의 경쟁에 대한 대비책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글ㅣ삼성경제연구소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