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우리 외교력 검증의 장이 될 ARF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하나뿐인 정부간 다자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오늘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대화상대 10개국, 그리고 북한과 몽골 등 27개 나라가 참여한다. 참가국들은 한반도와 미얀마 등 지역 정세와 테러를 비롯한 국제 및 지역 안보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 6자 회담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석하는 만큼 천안함 사태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을 의제화할 생각이다. 특히 유명환 장관은 지난 9일 천안함 사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을 환영하고 북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 나라를 지키는 젊은 청춘이 순식간에 산화한 것에 대한 이해당사국의 적극적인 지지와 가해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치 요구는 당연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세안 3(한·중·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의장성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아세안 3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전날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서 “장관들은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에 대한 규탄을 포함하고 있는 2010년 7월9일자 유엔 안보리 의정성명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의장성명에 북한을 지목해 비난하거나 북한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명문화 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외교적 능력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의 치열한 설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사상 첫 ‘2 2’ 회의에서 고강도 대북 금융제재를 예고하고 나서자 북한이 바로 공개적인 형태로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천안함 후속대응을 고리로 형성된 한미와 북한간의 대립구도가 ARF라는 다자 외교공간을 무대로 본격적으로 표출되는 흐름이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에 대해 ARF에서 국면전환을 겨냥한 다목적 포석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ARF의 주요 의제로 오른 ‘천안함’과 ‘북핵’ 관련 논의의 흐름을 유리한 방향으로 선회시키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다. 이 같은 이면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우군화해 자신의 입장을 견고히 할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 국제사회, 특히 아시아 국가들에게 지지를 얻어야 한다. 군사력도 중요하지만 외교력이 국력을 나타냈다는 사실을 이번에 회담의 성과를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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