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재계-정부 '정면승부' 높아져 가는 갈등수위에 우려 커져

김은혜·최재원 기자

정부와 재계의 잇단 갈등 표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의 ‘사회적책임’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시점에서 재계가 정부의 압박을 정면에서 비판하고 나서자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대기업의 이익만 옹호하려는 자세를 가져서는 곤란하며 사회적 책임도 함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전경련, 정부에 반기드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8일 제주에서 열린 하계포럼 개회사에서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제구실을 하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정병철 상근부회장은 와병 중인 조석래 회장을 대신해 읽은 개회사에서 “정부나 정치권이 국민에게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알리지 못해 국민도 이게 위기인지 아닌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종시 사업이 당리당략에 밀려 엉뚱하게 흘러가고 있고 4대강사업도 반대 세력의 여론몰이에 혼선을 빚고 있다”며 “나라가 올바르게 나가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 국가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와 정치권은 대한민국의 근본인 자유민주주의의 시장경제 가치관을 굳건히하는 데 힘쓰고 특히 국가 안보를 해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이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중소기업 체감 경기 및 애로 요인,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을 진행하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대기업의 이익만 옹호하려는 자세를 가져서는 곤란하며 사회적 책임도함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날 전경련이 제주도 하계포럼 개회사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비판한데 대한 대응 성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즉 정부와 대기업이 최근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과 투자 문제 등을 놓고 인식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다.

이대통령은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오히려 중소기업이 불이익을 당할수 있으므로 현실적이지 않다”며 “정부의 강제규정보다는 대기업이 스스로 상생문화, 기업윤리를 갖추고 시정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발적 상생이 중요하며 강제상생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 “정부와 싸우자는 것 아닌데…”

전경련은 하계포럼 개회사가 정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으로 풀이되자 추가 해명자료를 통해 ‘개회사의 주요 내용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안보불감증이 만연하는가 하면 국론이 분열된 현상을 두고 국민적단합이 필요하다는 경제계의 우려를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회사가 정부의 대기업 압박에 대한 재계의 대응이라는 해석에 대해선 ‘개회사 작성은 두 달 전부터 추진됐으며 최근 대기업 역할론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개회사를 읽은 정병철 전경련 상임부회장은 이에 대해 “정부와 싸움을 하자는 게아닌데…”라며 곤혹스러운 반응이었다. 청와대 측에도 직접 해명했지만 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이제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까지 전경련의 진의를 오해하고 있다면 정말 큰 일”이라며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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