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심층분석] 한국 대외 채권·채무의 불균형 구조 및 시사점

한국의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크게 3가지 면에서 불균형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는 국내 금융시장, 특히 외환시장의 불안과 밀접히 연관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불균형이다. 공공부문(통화당국 일반정부)은 대규모 대외채권을, 민간부문은 대규모 대외채무를 보유하는 데서 생겨난다.

특히 통화당국은 외환보유액으로 구성된 대규모 대외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외채무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반면, 은행, 기업 등 민간부문은 모두 대외채무가 대외채권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공부문의 대외채무 대비 대외채권이 세계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공공부문의 대외채무 대비 대외채권(2009년 말 외환보유액 비율 기준)이 4.0배로 주요 24개국 중 태국, 러시아, 칠레, 인도 다음인 5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불균형은 국제수지 흑자를 외환보유액으로 흡수해 해외에서 운용하는 과정에서 통화당국의 대외채권이 증가하고, 민간부문의 필요 외화는 해외로부터 조달해 대외채무가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두 번째는 은행 대외채무 중 외은지점과 국내은행의 불균형이다. 외은지점은 단기외채 비중이 높아 2010년 1/4분기 단기외채 비중에서 63.1%를 기록했다. 반면 장기외채에서 국내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이후 90%를 넘지만, 외은지점의 비중은 미미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국통화가 국제통화에 속하지 않는 경우 은행 단기외채는 국가 대외신인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외은지점의 단기외채 비중이 높은 이유는 일부 외환건전성 규제의 적용 배제, 저렴한 자금조달, 스와프레이트를 이용한 단기차익거래 등을 들 수 있다. 국내은행에 적용되는 외화유동성 비율, 중장기 재원조달 비율 등이 외은지점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외은지점은 국내은행에 비해 자금조달이 용이하다는 점과 국내 금리재정거래 기회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단기외채 비중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 번째는 내국인 해외증권투자와 외국인 국내증권투자의 불균형이다. 2010년 1/4분기 현재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액은 내국인의 그것의 3.9배에 달하며, 채권의 경우 6배다.

주식자금은 유출입이 상대적으로 빈번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국내주식투자와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 간의 불균형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은 주식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경쟁력이 낮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점, 국내 투자자는 해외주식투자의 높은 거래비용, 한국의 고성장세, 국내외 투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 등으로 국내투자를 선호하는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균형 구조는 평상시에는 과도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연결된다. 평상시에는 외국인 국내증권투자가 대규모로 유입되나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상대적으로 미미하고, 외은지점은 대규모 단기외화차입을 단행하기 때문이다.

대내외 충격으로 인한 불안 발생 시에는 국내 외화자금시장을 경색시키고 원/달러 환율 급등을 초래한다. 대규모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출에다 외은지점의 자금 이탈까지 가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외환보유액의 외환시장 안정화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왜곡된 스와프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의 일부 자금을 스와프 시장을 통해 공급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KIC(한국투자공사)의 경우 위탁자산의 일정비율 한도 내에서 운용 지역 제한을 완화해 국내 스와프 시장에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법도 고려할만하다.

그리고 선물환 시장 불균형 개선을 위해 금융기관 선물환 포지션 한도 규제 외에 추가 보완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 6월 13일 발표된 규제 조치로 선물환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나, 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선물환 매도 비중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더불어 원료 수입 기업의 선물환 매수 필요성 및 해외펀드의 환헤지 자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국내은행과 외은지점 간의 비대칭적 규제를 정상화하고 추가적인 단기외채 억제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국내은행에만 적용되고 있는 외환건전성 감독규정을 외은지점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또한 자국통화가 국제통화가 아닌 우리나라의 경우 외화 레버리지에 대한 한도 규제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

내외국인 간의 주식투자 불균형은 국내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내국인 해외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의 과도한 환헤지 관행 개선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 국내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등 단기성 자금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규제수준과 보조를 맞추어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향후 해외투자 확대와 함께 환위험 헤지의 장단점 및 투자성과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지나친 환위험 헤지 관행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글: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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