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힘든 현실 때문에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큰 30대 초반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생산성이 높은 시기인 30~34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가 급격히 감소해, 전체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9%로 OECD 평균인 61.5%를 하회하고 있다. 경력단절 현상은 여성 개인의 소득감소와 여성인력 활용 부족에 따른 국가 전체의 생산성 하락을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력단절 우려에 따른 출산기피로 저출산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30대 초반 출산 및 육아로 휴직한 여성이 이후 재취업하더라도 이전 같은 고용의 질이 유지되지 못해 경력단절의 폐해가 발생한다. 30대 여성 취업자의 경우 경력단절이 있는 취업자의 임금은 그렇지 않은 취업자의 74%에 불과해 경력단절을 경험한 30대 여성은 연간 약 770만원의 소득상실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경력단절을 해소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9년 1만9830달러에서 약 2796달러가 늘어난 2만2626달러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14% 증가) 워킹맘의 ‘일과 가정 양립’이 가능해져야 저출산 및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해결되고 경제활동 참여가확대되어 국가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워킹맘 실태조사를 위해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의 워킹맘은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맘은 갈등을 느끼는 주요 대상을 회사 제도와 분위기(53.7%), 직장상사 및 동료(29.2%), 자녀(학교와 학부모 포함)(27.4%), 남편(18.4%) 순으로 지목했다. 또한 워킹맘은 육아, 남편과의 가사분담 문제 등 가정에서보다 회사 제도 및 분위기, 동료와의 관계 등 직장에서 더 많은 갈등을 경험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 워킹맘의 7대 갈등
워킹맘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고 있는 갈등은 다음의 7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조직분위기이다. 워킹맘은 직장생활에서 가장 큰 고충으로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42.4%)’과 ‘만성적인 야근 등 과다 한 업무(32.3%)’를 지적했다.
둘째, 조직에서의 성장비전 부족이다. 대다수 워킹맘은 조직에서의 경력개발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조직에서 고직급으로 승
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워킹맘은 17.8%에 불과했으며 44.4%가 승진에 부정적이라 응답했다. 반면 워킹맘이 아닌 취업여성은 21.8%가 고직급 승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하여 차이를 보였다. 또한 ‘남성중심의 조직문화’도 성장의 걸림돌로 인식됐다.
셋째는 모성보호제도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현실이 지적됐다. 워킹맘은 모성보호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상사의 눈치(44.1%)’를 들었다.
넷째, 워킹맘과 상사·동료 간 큰 인식차이가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제 회사를 그만둘지 모른다’, ‘회사에 와서도 가정 일에만 신경쓴다’ 등의 선입견 때문에 워킹맘은 직장생활이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지원 부족이다. 워킹맘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학교에서의 엄마 노동력 사용금지(46.3%)’를 꼽을 만큼 근무시간에 학부모의 노동력을 요구하는 학교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자녀의 학교생활과 관련해 가장 힘든 점으로 ‘학부모 네트워크에서의 소외(44.4%)’를 지목하고 있다.
여섯 번째로 보육기관의 질과 비용 문제가 제기됐다. 비용이 저렴하고 보육의 질이 높은 국공립보육시설의 부족으로 많은 워킹맘이 보육서비스에 불만을 토로했다. 워킹맘 응답자의 41.7%가 기업의 지원 제도로 ‘사내 육아지원시설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남편의 가사분담 미흡도 워킹맘의 갈등요소로 지목됐다. 워킹맘은 자신의 남편이 가사 및 육아 분담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인식했다. 워킹맘 자신보다 남편이 가사 및 육아를 더 많이 담당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8.1%에 불과했다.
◆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제언
워킹맘 이슈는 워킹맘 개인 차원의 갈등 문제를 뛰어넘어 기업경쟁력은 물론 저출산 해소와 미래 노동인력 확보 등 범국가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 지역사회가 공동 노력해야한다.
기업은 현재 보유역량을 고려하여 4단계의 단계별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단계는 ‘갈등 최소화 전략’으로, 법적 모성보호제도를 준수하고 워킹맘의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CEO 주도하에 여성인력의 갈등 사항을 공유하는 등 워킹맘이해를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고 관리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2단계 ‘워킹맘 케어 전략’을 통해 워킹맘이 조직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사내 육아지원시설, 여성 네트워크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3단계 ‘워킹맘 역량 극대화 전략’으로 워킹맘의 잠재력을 끌어낼수 있도록 도전적 업무를 부여하고 성장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4단계는 ‘전 직원의 일과 가정 양립 추진전략’을 수립해 가족친화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정부는 법적 환경을 마련하고 기업에 제도적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우선 임금·보수 체계를 합리화함으로써 기업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이용률을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정부의 공공보육지출을 점진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고 보육료 규제를 개선함으로써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여 양육환경 개선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지역 차원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긴급돌봄서비스’를 운영하고, 지역주민의 학교봉사활동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글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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