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심층분석] 북한경제의 중국 의존 깊어지고 있다

북중무역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6년 간 연평균 28.5% 증가해 2005년에는 대외무역에서 북중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고 남북경협을 포함한 총 교역에서의 비중도 39.0%로 남북교역의 비중 26.0%를 크게 앞섰다.

2004년부터 시작된 개성공단협력사업이 2005년부터 본 궤도에 오르면서 남북교역이 급증해 남북교역과 북중무역의 규모 차이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기도 했지만 2008년부터 남북교역은 정체하고 북한의 대중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북한의 대중 교역 의존도는 1999년 20.4%에서 2009년 52.6%로 높아졌고 한국을 뺀 순수대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5%에 달했다.

북한의 대중 교역의존도의 심화는 전략물자의 수입에서 한층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선 원유는 2005년부터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식량 의존도도 2000년대 하반기로 오면서 크게 높아졌다.

◆ 올 북한 대중의존도 80% 넘어설 듯

올해 들어 개성공단사업이 남북경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70%를 넘어선데다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최근 북측의 식량지원 요청으로 중단되었던 민간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므로 남북교역은 최소한 2009년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무역이 7월까지의 추세가 계속되고 7월 이후 남북교역에서 개성공단사업만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2010년 북한의 대
중 교역의존도는 더 높아져 총 교역 대비 55%, 대외무역 대비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효과가 예상과 달리 상당히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이유는 중국의 무상지원이 북한의 무역적자에 포함되어 있어 적자규모만으로 북한의 외화사정을 판단하기 힘들고,북중무역이 중국의 대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중국정부의 정치적 결정이 북중무역의 증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중국 대북투자 자원개발 집중

중국은 북중무역의 활성화와 더불어 2002년부터 대북투자를 늘리고 있다. 주로 동북3성 기업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데 투자규모와 투자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2000년대 전반기에는 음식료업, 건자재업, 포장산업, 양식업 등 50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최근 들어 중국기업의 투자가 철광, 동광 등의 자원개발분야로 쏠리고 있다. 현재 동북3성은 지하자원이 고갈되어가고 있어 원자재 부족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은 중국기업의 역점 사업이 되고 있다.

북한이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한반도의 자원을 대거 유출하거나 광산개발권 등을 매각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의 현지 조사보고서를 검토해보면 법제도 미비, 거래관행의 미성숙 등으로 인해 아직 대규모 투자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고, 중국의 자원 수요에 비해 북한의 공급이 부족하여 오히려 중국기업간에 과당경쟁이 발생하거나 북한측이 이런 상황을 활용해 중국기업과 중복계약을 맺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북한당국도 자원개발분야에 있어서는 사업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고 있어 중국기업이 사업추진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북한이 가진 자원보유규모에 비춰보면 중국의 자원개발투자가 아직까지 우려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 동북3성은향후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북한으로부터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향후의 전개가 주목된다.

◆ 북중 경제개발전략의 횡적 연계 진행

북중 경제관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사안은 중국의 동북3성 개발전략인 ‘동북진흥 계획’과 북한의 나진-선봉 및 신의주 등 경제특구 개발계획간의 횡적인 연계 움직임이다. 중국정부는 지역간 격차를 축소하고 지역경제의 협력·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2003년 동북진흥계획을 국가 공식사업으로 선정했다. 이 계획은 동북 3성의 노후화된 공업기지를 첨단산업과 고부가가치 제조업중심의 산업기지로 육성하고, 대외적으로는 개방을 확대하여 동북아 경제권 형성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흥계획 채택 이후 수많은 실행 계획안들이 연이어 나왔지만 무성한 논의에 비해 사업은 활발히 추진되지 못했다. 그러나 2009년 길림성의 창춘(長春), 지린(吉林), 투먼(圖們)을 연계하여 개발하는 ‘창지투 선도구 계획’이 확정·추진되면서 동북진흥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창지투 선도구 계획’은 이 지역을 한국,일본,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위한 산업·물류 중심지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동해로 직접 나갈 수 있는 자국 항구가 없는 중국이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창지투 지역 가까이에 나진항, 선봉항, 청진항을 갖춘 북한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북한의 개발을 지원하면서 양국의 개발계획을 횡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북한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최근 움직임을 보면 정책적 공조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주도적으로 ‘북한 육로-항만-구역 일체화 계획’을제시하고 훈춘-나진간 도로현대화 및 나진항 1호 부두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정일 위원장이 동북3성을 방문하고 지린성 창춘시에서 후친타오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북한과 중국이 두 나라의 국가전략사업을 연계하여 동반 성장을 기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결국 북한은 중국의 동북지역개발과 동해로의 진출에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그대가로 중국의 경제지원을 받아 현재의 정
치 경제적 위기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글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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