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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카산드라의 거울’ 버림받은 자, 세상을 구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작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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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신수연 기자] 베르베르의 기존 작품과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 그리고 남자주인공이 한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일찍부터 화제가 되었던 '카산드라의 거울 1, 2'가 연이어 각종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세상이 버린 자, 재앙을 막을 전사로 거듭나다

'카산드라의 거울'은 사회에서 버림받은, 혹은 스스로 사회를 버린 존재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사실적인 공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환상성에 기대에 왔던 베르베르의 기존 작품과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여주인공 카산드라는 미래를 예언하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는 전혀 모르는 17세의 소녀다. 그녀는 아폴론 신으로부터 미래를 보는 능력을 선사받았지만, 아무도 그 예언을 믿어 주지 않는 저주까지 함께 받은 비운의 예언자 카산드라의 삶과 비슷하다. 카산드라는 재양을 예견하려고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카산드라는 고아 기숙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한밤중에 탈출한 후 파리 외곽의 거대한 '쓰레기 하치장'에서 왕년의 외인부대원, 전직 에로 영화배우, 한때의 아프리카 흑인 주술사, 그리고 어디에서도 조국을 찾지 못한 한국인 컴퓨터 천재 김예빈과 조우한다.

세상에게 버림받은 그들은 재앙을 막으려는 카산드라와 함께 온갖 모험을 경험한다. 카산드라로 인해 노숙자들은 자신들을 외면한 세상을 위해 테러를 막는 전사로, 이상적인 미래를 꿈꾸는 몽상가들로 변해 간다.

한국인 김예빈이 대한민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린 시절 난민으로 프랑스에 흘러 들어간 '탈북자 출신의 한국인'이라는 설정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베르베르는 '탈북자'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나는 우리가 귀를 기울이기를 거부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사실적 공간 설정, 적나라한 묘사, 현실사회의 이슈에 대한 메시지 등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베르베르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적 배경에서도 인물들이 겪는 극적 상황들은 베르베르다운 상상력의 기발함이 넘친다.

◆ 과학과 신화, 미래와 과거, 내면과 액션. 양면성이 혼재하는 드라마

'카산드라의 거울'이 화두로 삼은 것은 '미래'이며, 저자는 "우리는 미래를 볼 수 있는가, 볼 수 있다면 그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베르베르는 미래의 예견을 과학적 예측과 신비적 투시 두 가지 관점에서 다룬다. 미래의 예언에 대해 사람들이 보이는 두 가지 입장, 즉 결정론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인간이 개입해 그것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인물 속에 녹여담은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대표작 '개미'에서 '아버지들의 아버지', '뇌', '파피용'으로 이어지는 과학적 상상력의 세계와 '타나토노트'에서 '천사들의 제국', '신'으로 이어지는 신화적 상상력의 세계가 이 책에서 융합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주인공 카산드라가 미래의 재앙을 막으려는 과정은 한편으로는 사라진 자신의 과거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과거 속에는 카산드라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이유와 가족사의 비밀이 숨어 있어 보는 이들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아울러 자폐증 소녀 내면의 독백과 역동적인 액션의 장을 번갈아 배치하며 스토리를 이끌어가며,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안팎에서 상황을 바라보게 만드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한편, 한국어판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인 홍작가의 삽화를 담았다. 홍 작가는 그래픽 노블의 필치와 팝아트적인 색채, 한 화면 속에 시간의 경과와 다양한 초점을 담는 새로운 시도로 작품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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