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해광 칼럼]기획부동산이 사회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기획부동산 불특정 다수의 신뢰를 담보하는 언론매체도 활용

  이해광 해광부동산정책연구소장
“○○지역에 좋은 땅이 있는데 투자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2005년 국가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었던 대표적인 기획부동산업체인 ‘삼흥그룹’은 삼흥센추리, 삼흥에스아이 등 5개 업체로 구성되었으며 2001년부터 5년간 매출 합계가 5,318억 원에 이르는 국내 대표적인 기획부동산업체다.

결국 06,5,9일 회사자금 245억 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88억 원을 포탈한 혐의(특경가법의 횡령, 특가법의 조세) 등으로 “삼흥그룹” 회장과 비호세력으로 원로 정치인이 구속되는 부동산업계의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삼흥은 각 계열사에 텔레마케터 100~120여명을 고용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부동산정보를 배포하고 이를 통해 큰 이익을 보장한다는 감언이설로 투자를 권유하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의 시조가 되었던 것이다.

그들이 챙긴 이익은 토지매입 원가의 평균 5~6배에 달하며 많게는 10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러한 사기행위는 토지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온갖 교묘한 방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맹지를 바둑판식으로 잘게 쪼개다보니 투자자는 자기 땅이 어딘지 구분조차 하지 못하거나 공동지분의 상황을 연출 한 것이다.

■ 기획부동산, 불특정다수를 피해자로 만들어

얼마 전 고위공직자의 임명을 앞두고 이를 검증하는 국회청문회장에서도 기획부동산으로부터 매입한 땅의 투기의혹으로 후보자는 물론 정관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렇듯 기획부동산으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은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도 기획부동산이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이는 기획부동산이나 투자자나 관계없이 한탕주의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겠다. 정당한 노력 없이 대가를 바라는 로또와 같은 현상 즉, 부동산 대박신화가 남긴 허구성과 정부의 국토개발계획이 맞물린 결과이다.

이러한 개발호재와 더불어 그들은 싼 땅을 찾아 온 국토를 벌집 쑤시듯 옮겨 다니고 있다. 경기 양평, 여주, 이천, 강원 춘천, 가평, 청평 등이 이미 기획부동산이 휩쓸고 지나갔다. 이들 지역은 지분 쪼개기가 극성을 부려 1필지가 수십, 수백 필지로 쪼개져 있다. 또한 공유지분으로 수십, 수백 명의 이름으로 등기되어 있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무분별한 지분 쪼개기 및 불법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돌아가는 재산상의 피해와 부동산유통의 음성적인 거래는 차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 부동산 인·허가권 관련 지방 공무원 비리 키워

얼마전 '기획부동산 비리'와 관련해 가평군수·가평군의회 의장 등 4명이 기소됐다.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뒷돈(약 6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군수가 구속된 것이다. 또 지방 국세청장을 지낸 권 모 씨가, 아울러 전 가평군 의장도 재직 당시 분할매매 허가가 나도록 힘써주고 업체로부터 1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주 소환조사를 받았다. 그의 동생은 지난달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구속된 상태라고 한다.

이는 결국 개발계획의 정보를 제공하고 필지분할이 금지된 임야를 되팔기 위한 방편으로써 인·허가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게 되는 단편적인 방법이다. 이렇듯 분할매매 허가를 취득하게 되면 해당 토지는 거래할 수 있는 땅으로 한순간에 바뀌게 됨에 따라 부동산업체에게는 엄청난 차익이 발생하며 부당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지자체 단체장과 시ㆍ군 의회 의장에 이르기까지 기획부동산의 배후세력이 되고 있고 나아가 부정을 함께 저지르는 작전세력 화해 예상외로 우리 곁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 불특정 다수의 신뢰를 담보하는 언론매체를 활용하다

매일 발행되는 중앙일간지를 펼치면 “○차 단지 분양완료”, “기회의 땅 지금 투자하세요!” 등 원색적인 토지분양광고를 접하게 된다.

모 법무사에서 등기를 책임지고, 모 변호사사무소에서 자금 관리를 한다는 등 신뢰를 가장한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상술이 판을 치는 지면광고는 이미 심각성의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불특정 다수에게 신뢰를 담보하는 언론매체이다 보니 독자인 고객들은 광고를 믿게 되며 쉽게 현혹되고 빠져들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해당 광고업체가 아니라 광고주 즉, 발행매체를 믿는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이러한 매체광고 지면과 소비자 심리를 적극 활용하는 기획부동산의 마케팅 기획은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

■ 대형 광고매체들, 생각하는 양심이 절실히 요구돼

냉정히 생각하는 양심으로 돌아가 과연 언론사들이 이를 모르고 있다고는 필자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광고수익만을 염두에 두고 무책임하게 무차별적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고 생각되며 이는 마땅히 중단 되어야 하고 광고에 앞서 진실성을 확인하고 광고판매자로서의 책임을 인식하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생각한다.

큰 이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요행수에도 문제는 있겠으나 텔레마케터의 감언이설과 그저 가격이 저렴하여 몇 배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허구로 가득 차 있는 사탕발림의 토지 분양광고에 대해 언론사는 진위를 가리고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피해에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할 때이다.

그러나 발행 매체만을 탓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즉,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며 수익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광고를 게재하고 있겠지만 독자인 국민을 위하고 크게는 부동산경제를 위해 보다 광고상품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고 나아가 합리적이고 투명한 부동산유통시장에 그 소임을 맡기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할 것이다.

언론이 지니고 있는 숭고한 사명과 국민계도의 신성하고 막중한 의무를 망각하고 독자인 국민들을 돌이 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거나 가산을 탕진케 함은 물론 부동산유통을 왜곡하고 불법거래의 온상이 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개탄스럽고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정부는 기껏 ‘부동산광고에 대한 주의보 발령’ 이 전부

제 값 받고 파는 상행위라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러나 분필(分筆)되지 않은 지분(持分)등기, 목적하는 용도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토목공사는 물론 각종 인, 허가 절차에 따른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어야하고 도로가 없어 접근이 어렵거나 행정적 규제로 인해 제몫을 하기에는 수많은 난관을 넘어야만 투자목적 달성을 할 수 있는 땅, 보통 상식으로는 투자가치 없는 땅이 보란 듯이 신문광고를 타고 세상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년 ‘부동산 허위광고에 대한 소비자피해 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이는 상가나 오피스텔의 수익성 부풀리는 과대광고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주의발령일 뿐이다. 부동산의 근간인 토지시장이 외곡 되고 탈, 불법의 기획부동산과 지방자치단체의 개발계획과 각종 이권이 결부된 인, 허가의 관행적 뒷거래에 대해 너무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평생을 모은 귀중한 재산이 몰염치한 기획부동산 등의 유혹과 불법거래로 한순간에 모래성이 되어 피해를 입고 후회와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하는 수많은 선의의 투자자인 국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종지부를 찍는 정부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고 강력히 요구되고 있는 때이다.

■ 토지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

토지투자는 발품과 손품을 파는 것 이외에는 정답이 없다. 또한 현장 확인과 해당지역 거래가 확인 및 해당 관청에 인, 허가 확인만 하여도 한 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1. 해당 토지 공부서류 확인하라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열람하면 소유주와 가압류, 근저당권 등 해당 부동산에 대한 전반적인 권리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기획부동산 업체 또는 직원들은 번지도 알려주지 않은 채 계약 또는 약정을 종용하는데 보통 가계약금조로 몇 백만 원 정도를 요구한다. 그렇기에 가계약 금을 지불하기 전에 최소한의 공부 서류는 필수로 확인해야 한다.

2. 실거래 가를 확인하라 
해당 부동산이 소재한 현장 주변을 확인해야 한다. 인근 중개업소 등을 통해 매입을 고려 중인 토지의 시세와 비슷한 조건의 주변 토지에 대해 시세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해당 토지 이용에 대한 제한 사항이나 인, 허가상의 절차와 문제점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3. 자료를 보관하라
매도자 즉, 기획부동산업체의 법인등기, 사업자등록증 등 최대한 많은 서류를 요구하고 제시하는 자료들은 버리지 말고 보관해두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추후에 문제가 생겨 소송이 벌어질 경우에는 증빙자료를 첨부할 수 있다면 재판이 유리하게 진행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설계도, 분할예정도를 믿지 말라
일반적으로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토목공사 설계도, 분할예정도 등을 제시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소유권 이전 등기가 잔금을 치루면서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개별 등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가분할 도를 제시하는 것이다. 지분등기는 후일 개발과 재산권행사에 큰 걸림돌이 된다. 해당 관청과 토목회사 등과 상의하면 이전등기가 가능한지, 개발행위가 가능한지, 바로 확인 할 수 있다.

5. 토지는 도로가 생명이다 
토지는 보통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추천하는 토지 대부분은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한 토지가 대부분이다. 특히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하는 토지는 개발행위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어 결국 맹지로 쓸모없는 땅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진입로 확보 문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이다.

글ㅣ이해광 해광부동산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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