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연재&#47;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역사<34> -하얼빈 동북임업대학 실험림

서범석 기자

동북 임업대학 실험림(레드우드 ; Pinaceae Pinus sylvestris).
동북 임업대학 실험림(레드우드 ; Pinaceae Pinus sylvestris).

 

1952년에 설립된 동북임업대학(東北林業大學)은 흑룡강성(黑龍江省)의 성도(省都)인 하얼빈의 중심지에 136ha(45만평)에 이르는 넓은 면적을 갖고 있다. 시의 북쪽을 관통하는 송화강(松花江)에서 서남쪽으로 가다 보면 번화한 대로 옆에 이 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원래 국가가 소유한 삼림지대 안에 설립되었으므로 대학 구내에는 넓은 실험림(實驗林)이 있다. 오늘날 3만명이 넘는 재학생과 1,400명의 교수진, 그리고 270명의 교직원을 갖고 있는 이 대학은 임업 분야의 종합대학으로서 중국에서 명문 대학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나라 대학에 비해 학생수가 엄청나게 많다 보니 학교 건물들은 모스크바 등 사회주의 국가의 큰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단조롭고 큰 건물이다. 특히 대학 본관 건물은 오래 전에 모스크바를 방문하였을 때 본 모스크바 대학 건물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건물이다.


대학 안에는 17개의 임업관련 단과대학과 3개의 연구소가 있다. 즉, 임업과 연관된 농업, 과학, 기술, 경제 분야를 위해 이들 단과대학들이 있는 것이다. 현재(2010년도), 이들 단과대학들은 임업에 관련한 프로젝트 211개를 수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멀리 신장지역, 운남성(雲南省) 등 중국 곳곳에서 이곳에 왔고, 이외에 20개국에서 유학 온 외국 학생들도 적지 않다. 또한 우리나라(강원대학교), 미국, 일본, 프랑스, 핀란드,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학문의 교류를 하는데도 적극적이다. 최근 이 대학은 바이오매스(Biomass) 재료, 삼림유전공학, 중국의 동북 지역 삼림회복작업, 식물생육 환경보존과 개선 등에 특히 중점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다. 이렇게 중장기적 계획을 갖고 글로벌 시각에서 임학을 연구한 결과 2001년 이후 중국정부에서 수여하는 270개의 임업기술 발명상과 함께 국가 과학기술부분에서 6개의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가로, 세로 1km에 이르는 실험림은 대학교가 설립된 1952년부터 조성되었다. 실험림 안에는 수십개의 compartment(보통 100m×100m)를 만들어, 각(各) compartment에는 한 수종씩 심어 생육조건을 실험하고 있다. 소나무과에 속한 흑피유송(黑皮油松; Pinaceae Pinus tabulaeformis)은 우리에게는 낯선 수종으로서 1952년에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 2 ×2m로 식재되었다. 이 수종의 경우 식재한 지 53년 뒤인 2005년에 이르러 축적량 61.78m3/ha, 평균높이 15m, 평균흉고직경 18cm(최대 34cm)에 이르렀다는 것을 안내판에 구체적으로 기록하여 compartment 입구에 설치하여 놓았다. 자작나무(白樺 : Betulaceae Betula spp.) 경우는 1960년에 0.5m×1m 간격으로 식재하여 45년뒤인 2005년에 이르러 축적량 53.81㎥/ha, 평균높이 19m, 평균흉고직경 16cm(최대 26cm) 등 실험림에 있는 모든 수종을 이런 방식으로 자세히 조사하고 기록해 놓았다. 이를 통해 하얼빈 지역을 포함한 흑룡강성에서 모든 수종의 성장, 생육 조건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여름이라고 실습림 안에는 모기가 제법 날아 다니며 낯선 방문객을 위협한다.


앞서 언급한 수종 이외에도 우리에게는 적송(赤松; Red Pine)으로 알려진 화자송(樺子松; Pinaceae Pinus sylvestris), 북만주의 대흥안령(大興安嶺) 산맥에서 생육하는 흥안낙엽송(興安落葉松; Pinaceae Larix gmelini) 등 수많은 활엽수와 침엽수 수종들이 실험림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실험림의 모든 나무에 대해 50년 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끊임없이 기록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온 점에 대해 필자로서는 무척 부러웠다.


한편, 동북임업대학은 현재의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개교 80주년이 되는 2032년까지 대학의 성격을 세계 수준을 넘는 연구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장기적인 계획과 포부를 갖고 있다. 이 점은 우리 나라의 임업관련학교와 관청, 그리고 기업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필자를 친절하게 안내해 준 여학생들은, 앞서 ‘흑룡강성 삼림 식물원’을 안내해 주었던 동북임업대학 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의 안내로 필자는 중국어를 거의 못함에도 불구하고 실험림 뿐만 아니고 동북임업대학의 전반적인 시설을 둘러보며 캠퍼스를 감싸고 있는 독특하고 묵직한 학풍(學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당시 필자를 안내해 준 왕해방(王海芳), 전첨(田   ) 학생에게 감사를 표한다.

나무신문 imwood@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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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혁. 

동원산업 상임고문·강원대 산림환경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 농대 임산가공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이건산업에 입사해 이건산업(솔로몬사업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파푸아뉴기니 열대 산림대학을 수료했으며, 대규모 조림에 대한 공로로 솔로몬군도 십자훈장을 수훈했다. 저서로는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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