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론스타, 덮어놓고 내보내는 것이 최선일까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250억원의 벌금을 선고받은 론스타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빠른 시일내에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 51% 중 10%를 초과한 41%에 대해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려는 모습이다.

당국은 론스타 문제를 무려 8년 넘게 질질 끌어오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유죄판결이 나오자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토 중'으로 일관, 빈축을 사고 있다. 당국은 지난달 20일 국정감사에서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국감 마지막 날인 지난 7일까지 보고하겠다고 했지만, 이 자리에서도 결국 '검토 중'이라는 대답 한마디로 넘어갔다. 매년 6월과 12월을 기준으로 실시해야 하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하는 적격성 심사를 하지 않아왔던 것도 문제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입증하는 자료는 이미 나와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반박도 논란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리고자 하는 10% 한도초과보유주식에 대한 매각명령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 아닐 경우에만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산업자본인 경우 다른 은행법 조항이 적용돼 4% 초과분에 대한 주식처분 명령이 내려져야 한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요약해보면 지분 매각명령을 받는 론스타로서는 어차피 전량 매각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산업자본 여부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내용이다. 외환은행의 소유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록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장기적 경영비전 수립 등 발전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있다. 한마디로 '덮어놓고' 앓던 이를 뽑듯 론스타를 빨리 쫓아내는 것이 그나마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덮어둔 채 론스타에 내려진 유죄판결만을 가지고 향후 총족명령과 10% 초과지분 처분명령을 내린다면, 당국이 법을 공정하게 집행한다고 보기 어려워진다. 외국인 투자자,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주식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비금융주력자로 판정받아 9.9%까지만 주식을 보유하고 의결권은 4%까지만 행사했던 경험이 있는 테마섹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무엇보다도 이는 자의든 타의든 론스타를 외환은행의 최대주주로 존속시켜주게 된다. 론스타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징벌적 강제매각명령' 역시, 실행 가능성을 떠나 10% 초과지분에 대한 것이므로 결과는 매한가지다.

지난 3월31일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론스타가 표결로 밀어붙인 2010년 연말 배당금 수정인상 및 유회원 前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사외이사 연임, '금융당국의 굴욕'으로 통하는 7월1일 4968억원 배당 등에 대해, 누구나 문제삼았음에도 더는 되돌릴 수 없게된다. 외환은행의 기업가치 훼손을 사실상 방조하는 셈인 것이다.

'먹튀 논란' 또한 우리나라 금융사의 한 획으로 남을 수 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2조1549억원으로 인수한 후 배당 및 일부지분 매각으로 투자금의 134%인 2조9000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여기에 하나금융으로부터 4조4059억원을 받게되면 7조300억원 가량을 챙겨 차익만 5조원이 넘게된다.

특히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계약한 외환은행 인수 가격은 주당 1만3390원인데, 15일 종가는 7750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70%가 넘는다. 당연히 가격 재협상이 있겠지만, 금융권 및 증권가 등에서는 1조원 이상 깎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논의가 이쯤 되자, 금융권에서는 '이제와서 되돌릴 수는 없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진작에 처음부터 금융당국이 제대로 했어야 했다. 또한 은행법을 남용하면서까지 덮어놓고 가기에는 문제가 너무 크다.

현재 금융위원회 내부에서는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덮고 가자는 주장과 원칙대로 론스타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통해 론스타의 산업자본 의혹을 털고 가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국은 무엇보다도 우선 론스타가 산업자본인지 아닌지를 분명히 밝혀야만 한다. 그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도 최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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