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올 한해동안 3경350조원이라는 돈이 파생상품 시장에서 거래된다고 한다.
1995년 처음 시작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2006년 1경의 시대를 열고 2008년 2경의 시장을 여는 거침없는 행보 속에 글로벌 금융위기, 가계부채, 경기 불황 등의 악조건에도 15년만에 3경원 거래 규모의 시장을 연 것이다.
3경원이라는 돈은 강남의 10억원짜리 아파트를 3000만채 구입할 수 있고, 4대강 사업을 4000만 강으로 확대하거나, 대한민국 5000만 국민에게 나눠준다면 일인당 6억원씩 나눠 줄 수 있는 규모다. 무상복지, 무상의료, 무상거주, 아니면 신생아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의 로또가 될 수 있는 돈이다.
특히 지난달 말까지 올해 장내 파생상품시장 거래대금은 1경4226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총 거래대금인 1908조4000억원에 비해 7.5배에 달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37억5200만 건으로 전세계 거래량의 16.8%를 기록하고 있으며, 2위인 독일 18억9700만건(8.5%)의 두 배에 육박하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가총액이 9월말 기준 1095조1000억 원으로 세계 17위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파생상품 시장이 금융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서민경제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이러한 큰 규모의 시장이 국내에 존재하지만, 돈은 국내에서 돌지 않는 것만 같다.
이유는 파생상품이 한마디로 '숫자놀이'일 뿐이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3경원이 아니라 3000경원이 되더라도, 실물경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융이 파생상품 위주로 변한다면 오직 숫자만으로 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노동의 댓가라는 것도 숫자로 판단되어져,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숫자의 요지경 세상에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오로지 1% 만을 위한 숫자놀이는 그만두고, 99%를 위한 금융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비대칭 정보, 불완전 판매 등 모든 것을 소비자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탐욕스런 금융이 파생상품이라는 도구로 금융시장을 도박판으로 만들고 있다는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3경원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판매수익 및 운영수익 등은 모두 금융의 1%에 집중되어있고, 99%의 고귀하고 소중한 땀은 모두 착취당하고 강탈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도 옵션과 ELW 시장에서 국내 개인들은 외국인보다 경쟁력이 매우 떨어지고, 초단타매매를 하는 일부 개인들(스캘퍼)도 있어 소액을 투자하는 개인들은 먹잇감이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실례로 외환은행은 론스타의 숫자장난으로 망가졌고, 이를 되찾기 위한 투쟁이 무려 9년째 이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법부의 유죄 판결이 났지만, 5조원을 물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허상의 숫자가 얼마나 깊이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와 있는지, 금융당국이라는 곳 역시 지적만 있을 뿐 규제나 감독은 하지 않는 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저축은행 사태의 경우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외면이 있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결국 소비자들이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금융소비자협회의 경우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 같은 독립적인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립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알고 있지만 지적만 하며 금융의 비도덕성과 불법·비리 행각에 대해서는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있는 금융당국을 견제하고, 금융이 돈놀이가 아닌 사회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금융을 금융사가 아닌 금융기관으로 되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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