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 등과 통신용 반도체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
NTT도코모는 27일 "삼성전자, 파나소닉, 후지쓰, NEC 등과 통신용 반도체 개발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NTT도코모는 이들 5개 회사의 노하우와 제조능력을 통합해 저전력, 소형화한 통신용 핵심 반도체를 개발한 후 국내외 휴대폰 제조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TT도코모는 이를 위해 4억5천억엔(67억원)을 출자해 준비 회사를 설립한 뒤, 내년 3월까지 나머지 업체의 출자를 받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플래닝(Communication Platform Planning)'이라는 이름의 팹리스 합작사로 전환하게 된다.
팹리스(fabless)는 제조공장 없이 반도체의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말한다.
합작사는 각 업체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전력 및 소형화를 이룬 통신제어 반도체(모뎀 칩)를 만들게 된다.
새 합작사는 특히 4G 이동통신 서비스인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에 탑재될 모뎀 칩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고, LTE로 통신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통신칩 개발에 함께 힘을 합치기로 했다.
NTT도코모는 통신 기술과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을 제공하고, NEC와 파나소닉은 반도체 설계를, 삼성전자는 생산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통신제어용 반도체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 부품이지만 현재는 미국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핵심 통신용칩(베이스밴드칩)을 퀄컴이나 인피니언(인텔)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삼성전자, TI, 퀄컴 등이 경쟁하고 있다. 통신칩과 AP가 결합된 통합칩 시장에서 퀄컴의 지배력은 60%에 육박하고, 독립된 통신칩에서도 퀄컴의 지배력은 독보적이다.
이런 가운데 비메모리 분야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삼성전자와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도코모 외에 파나소닉, 후지쓰, NEC 등이 연합전선을 구축해 차세대 통신용 반도체를 개발·생산하게 되면 통신칩의 절대 강자인 미국 퀄컴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한·일 합작으로 자체 설계와 생산 역량을 높여 그동안 퀄컴이 장악해온 통신칩 시장의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새 합작사가 발주하는 통신칩의 상당량을 생산할 수 있게 돼 파운드리 사업 역량을 한 단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파운드리(foundry)는 팹리스로부터 반도체 생산을 위탁받아 제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업 방식을 뜻한다.
모바일기기 등에 폭넓게 쓰이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안정적인 수익처로 부상하고 있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모바일AP), CMOS 이미지센서, 통신용 모뎀 칩 등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10위권에 머물러 있는 파운드리 사업의 투자 규모를 늘려 선두권에 진입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NTT도코모와의 합작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칩 위탁 생산의 상당량을 확보하게 된다면,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서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의 UMC나 글로벌파운드리를 위협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작사는 일본에 위치하게 되며, 생산은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공장이 있는 기흥공장에서 이뤄진다. 생산된 제품은 전 세계로 판매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합작사는 NTT가 주도하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또 "제조 공정과 제품 양산 시기 등은 추가 논의할 예정"이라며 "합작사의 참여 주체는 삼성 시스템LSI사업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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