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하얀국물라면 돌풍' 속 위기에 빠진 농심… 타개법은?

30년간의 '1등'이란 수식어에의 안주가 원인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농심이 위태롭다.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신라면 블랙'은 시장에서 퇴출당했고, 흰 국물 라면 열풍으로 신라면은 일부 대형마트의 한달 판매 순위에서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에 1위 자리를 내줬다. 2005년 75%에 육박하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68%까지 떨어졌다.

또 농심은 먹는샘물 삼다수의 유통권을 놓고 제주도개발공사로부터 계약 13년 만에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제주도와는 현재 소송 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라면 가격 인상률을 놓고 불만을 품은 동네 슈퍼마켓들은 농심 상품 진열을 집단 거부하고 있다.

이에 신춘호 회장은 식품업계 최장수 대표이사(CEO)인 이상윤 부회장을 박준 국제사업총괄 사장으로 교체하고 마케팅과 홍보 담당 임원을 물갈이했다.

새해 들어 '후루룩 칼국수'로 뒤늦게 흰 국물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시장의 반응은 없다.

농심이 신라면을 앞세워 30년 가까이 1등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농심의 이런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1등'이라는 수식어에 의해 농심이 어렵게 됐다고 지적한다. 김경준 딜로이트 사장은 "1등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에 안주하는 순간 몰락이 시작된다"면서 "1980년대 2등 농심이 1등 삼양라면을 제칠 때 보여줬던 도전의 과정을 보면 극명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농심이 '라면 왕국'이라면 1960년대 삼양은 '라면의 대부'였다. 농심은 1965년에서 1980년까지 만년 2위였다. 농심은 당시 삼양을 이기기 위해 치킨 라면, 된장라면 등 신상품을 쏟아냈다. 그 중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이 인기를 얻게 되면서 시장을 더욱 확대했다.

그러나 삼양은 삼양라면만 고집했다. 짜짜로니를 출시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우지파동(1989년)' 1년 전인 1988년부터 삼양(25.9%)과 농심(45.1%)의 시장점유율은 이미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다.

지금 농심의 상황이 이 1980년대 삼양과 비슷하다고 전문가들의 말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흰 국물' 라면 시장이 돌풍을 일으켰지만 농심은 신제품 출시를 미뤘다. 1위의 '농심'이 중소 업체들을 따라한다는 지적이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후루룩 칼국수로 뒤늦게 '흰 국물' 라면시장에 등장했지면 아직 반응은 없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4년전 출시한 '후루룩' 브랜드 연장선에 있는 데다 라면이 아닌 '칼국수'"라며 "어차피 시장에 합류할 생각이었다면 새로운 라면으로 정면승부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스마트폰의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을 넘어설 수 있었던 건 갤럭시S와 갤럭시 탭으로 승부했다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농심처럼 장기간 1등을 유지한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획기적 변신'이리고 말한다. '맛'이나 '건강' 같은 원론적인 것이 아니라 판을 뒤흔들만한 혁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지속적으로 지배하려면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힘이 있어야 하고 미움을 받으면서도 따라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파워를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진용 중앙대 교수는 "꼬꼬면과 나가사끼짬뽕 등 흰 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라면시장이 프리미엄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지금 흐름을 놓치지 않고 시장을 흔들만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다면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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