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재벌 손자소녀그룹의 장악에 '동네빵집' 설 자리 잃어

막대한 자본력 앞에 빵집들 존립 위기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롯데와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전국 소매상권을 장악하면서 재래시장과 동네 구멍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데 이어 제빵업계에서도 대기업발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전국적으로 1만7천~1만8천개에 이르던 동네빵집이 지난해 11월말 4천여 곳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년만에 무려 1만4천여개 동네빵집이 폐업한 것으로 제빵업계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대표적인 대기업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는 지난해에만 300여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 현재 점포 수가 3천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재벌가 딸들이 커피전문점과 제과점을 결합한 형태의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한 것도 빵집들의 입지를 좁히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계열사 보나비를 통해 커피전문점 아티제를 운영하고 있고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베이커리 '달로와요'와 '베키아 에 누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롯데그룹 장선윤 사장은 포숑이라는 브랜드를, 현대차그룹 정성이 전무도 오젠이라는 브랜드로 베이커리 사업에 뛰어든 지 오래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기업의 베이커리 브랜드가 자본력과 마케팅 역량을 앞세워 고객들을 끌어가는 바람에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들은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빵집은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 투자자본의 부담이 적고 2-3년에 걸쳐 제빵기술만 익히면 신규창업이 쉬운 업종으로 인식돼 그동안 실직자나 은퇴자들의 창업이 잇따랐던 영역이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대표기업들이 대형마트나 백화점 내에 대형 제과점을 입점시키거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해 주변의 빵집경영에 1차적 어려움을 준 것도 모자라 프리미엄 베이커리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동네빵집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기중앙회 김삼중 소상공인 지원실장은 "재벌그룹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되니까 재벌의 손자소녀그룹에서 막대한 자본력으로 커피와 빵, 떡뽁이 등 소상공인의 주력업종인 동네 골목시장으로 까지 들어오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 부분은 자제돼야할 것이고 적합업종지정이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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