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카드업계-금융위 "카드법 개정안 위헌소지 있다" 반발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이 중소 신용카드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금융당국이 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놓고 위헌소지 유발 가능성이 있고 시장경제의 근간을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에서 의결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제18조의3(가맹점수수료율의 차별금지 등)에선 신용카드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하의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에 대해 금융위가 정하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2월 중 법사위에 상정될 예정인 이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를 제외한 카드업계, 금융위원회 등이 모두 반대하고 있다.

현재 연매출 2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대형마트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개정안은 금융위가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책정해 업계에 강제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지키지 않게 되면 최악에는 영업정지나 허가등록 취소 처분을 받게 되다.

여신금융협회는 '여전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신용카드업계 의견'이라는 자료를 통해 금융당국의 중소 신용카드가맹점 우대수수료율 범위 지정은 헌법정신 및 시장경제원리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중소 신용카드가맹점 보호에 대한 정책적 차원에서 우대수수료율 기준을 법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에서 일률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민간 기업의 가격을 규제하는 것은 헌법 제23조 제1항(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헌법 제15조 등에서 규정된 카드사의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 제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여신협회는 매년 모든 카드사의 원가를 분석해 수수료율을 제시하라는 법은 집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신협회는 "신용카드회사의 가맹점수수료는 은행의 대출금리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변수이기 때문에 당국의 일방적인 결정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신용카드 수수료 책정에 있어 특정 집단별 수수료를 정부가 결정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며 "신용카드 평균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고 있는 호주의 경우에도 특정 집단에 대한 우대수수료는 카드회사 자율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수수료율을 정하는 주체인 금융위원회도 "민간기업인 카드사가 자율 결정해야 할 일종의 가격인 수수료율을 정부가 정하도록 하는 것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결과"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가격을 규제할 경우 헌법 제15조에 규정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이에 연유한 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위는 "공공요금이 아닌 민간기업의 가격(수수료율)을 정부가 결정토록 하고 그 가격을 준수토록 강제하는 법률규정은 선례를 찾기 어렵다"면서 "시장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타 영역에 정부가 개입되는 선례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에서 펀드판매 수수료율 상한선을 정하는 등 가격에 제한을 둔 예는 있지만 가격 자체는 제한된 범위에서 모두 시장 자율로 정해진다.

아울러 정부가 매년 모든 카드사의 원가분석 후 합리적인 수수료율을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수수료율 수준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드사 부실화시 모든 책임이 정부·국회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3~4월중 수수료 경감방안을 포함한 수수료율 체계 전면 개편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카드수수료 부담 경감은 법적 강제 보다는 행정지도를 통한 카드업계 협조로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지난 10일 정무위에서 모든 가맹점이 수용할 수 있는 수수료율을 금융위가 산출하라는 법은 사실상 집행하기 곤란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 처리에 앞서 정무위는 금융위가 아예 기준 수수료율을 정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엄연히 사적 계약의 결과인 수수료율을 정부가 정하도록 한 개정안을 당장 폐기하거나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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