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건축학개론> 삭제씬 전격 공개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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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00만 명 관객 동원을 향해 지칠 줄 모르고 순항 중인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ㅣ제작 명필름ㅣ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이 비장의(?) 삭제씬을 전격 공개한다. 2시간 내의 러닝타임을 지켜내면서 과거와 현재가 병행되는 이야기 구조 탓에 꽤 많은 씬을 잘라내야 했던 이용주 감독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애써 촬영한 장면들을 걷어냄으로써 ‘절제의 맛’을 선택한 것.  <건축학개론>의 삭제 씬 중 특별한 세 장면을 살펴보자.

첫째, 납뜩이는 현재에도 등장했다?

많은 관객들이 현재 부분에서 납뜩이가 등장하지 않는 것을 아쉬워했다.  ‘다산의 보험왕’으로 여전히 씩씩하게 살고 있는 현재의 납뜩이 장면을 결국 고심 끝에 촬영하지 않기로 한 감독은 대신, 미국으로 떠나기 전 오랜만에 납뜩이의 연애코치가 이루어지던 독서실 앞에 찾아와 스무살 과거를 추억하며 담배를 피워 무는 현재 승민(엄태웅)의 시선으로 과거 승민(이제훈)과 납뜩이(조정석)가 정겹게 걸어오고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과거 승민과 현재 승민이 한 씬 안에 등장하는 일종의 판타지인 셈. 영화의 자체 톤과 다르다고 판단되어 일찌감치 삭제된 이 장면이 살아있다면 납뜩이에게 열광하는 관객들에겐 작은 보너스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둘째, 과거 승민과 서연도 뽀뽀 아니고 키스 했다!

근교 강가 버스 정류소에서 잠든 서연에게 승민이 수줍게 입을 맞추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명장면이다. 그러나 곧 납뜩이에게 “그게 키스야?”라며 면박을 당하는 승민은 그야말로 연애 숙맥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키스 장면이 허락되었으니 바로 현재 서연과 승민이 완성된 집 거실에서 애틋한 키스를 나누는 씬에서 판타지처럼 과거 서연과 승민도 키스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 현재와 과거의 인물들이 함께 등장하면 좀 더 파워풀한 장면으로 연출되지 않을까 생각한 감독은 이제훈과 수지를 제주도까지 불러 이 한 장면만을 위해 촬영하고 다시 서울로 돌려 보냈다. 그러나 결국 이 장면은 현재의 애틋한 정조를 위해 일찌감치 삭제를 결정, 이후 제작될 DVD 판에서 살아나 관객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셋째, 그들은 그날 밤 펜션에 갔다!

제주도 집 공사 점검을 위해 함께 내려간 서연과 승민이 포구의 횟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씨발, 좆같애”를 외치며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 또한 관객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지점이다. 이혼녀에 아픈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서연이 자신이 처지를 ‘매운탕’에 비유하며 울 때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승민의 모습에서 영화는 과거 장면으로 돌아가지만 원래는 서연과 승민이 함께 펜션에 들어가는 씬이 있었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엉망으로 취한 서연을 조심스레 침대에 눕히고 한참을 바라보다 방을 나서는 승민의 표정에 만감이 교차한다. 비교적 담담하게 현재 둘의 관계를 이어가다가 마지막으로 완성된 집에서 서로 ‘첫사랑’이었음을 고백하며 지난 날을 정리하는 담담하면서도 애틋한 톤을 위해 삭제가 결정된 장면이기도 하다.

초대형 블록버스터와 화제의 한국 영화 사이에서 상영 6주차임에도 꿋꿋하고도 질긴 흥행력을 이어가고 있는 <건축학개론>은 연일 한국 멜로 영화의 새로운 기록을 써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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