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말바꾼 스타벅스, `타당성` 없는 음료 가격인상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국제원두의 가격이 오르는 등 원가 압박 요인이 있지만 이를 내부적으로 흡수하겠다." 지난해 7월 이석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이사의 발언 내용이다.

내부적으로 흡수하겠다는 그 말이 1년도 채 안되 자취를 감추고 스타벅스는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한 우유, 원두 등 직간접 운영비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실시하게 되었다`고 말을 바꿨다.
 
국내 커피전문점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스타벅스가 오는 7일부터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음료 32종의 가격을 300원씩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왜 `인상`이 아닌 조정인지 모르겠다. 조정은 정돈한다는 뜻인데, 아무래도 인상이라는 단어는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먼저 지적되고 있는 부분은 잘 안 팔리는 음료 가격은 내리고 잘 팔리는 음료의 가격은 올렸다는 점이다.

300원이 인상되는 32종 품목에 포함되는 아메리카노는 약 2천만 잔이 판매된 지난해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료다. 또 2, 3위인 카페라떼와 카라멜 마끼아또는 각각 약 1천350만 잔, 약 525만 잔이 팔렸는데, 인상되는 이 3종으로만 스타벅스는 116억2천500만원 가량의 매출을 더 올리게 됐다.

스타벅스는 가격 인상의 이유로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한 우유, 원두 등 직간접 운영비용 상승을 들었다.

하지만 지난 3일 뉴욕상품거래소(NYBOT)에서 거래된 커피원두의 t당 가격은 4천28.9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 25일부터 5월 1일까지의 거래 가격인인 6천580.42달러 대비 약 40% 하락한 것이다.

이처럼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원두가격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커피전문점들의 커피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심지어 스타벅스는 커피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커피 원두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라는 스타벅스의 말은 타당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는 원두의 경우 산지와 직접 장기 계약을 통해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시세와 다소 다를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등은 가격인상 혹은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여름 장사를 앞두고 가격을 올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보통 업계 1위를 기준으로 가격을 올리는 관행에 따라 정부의 가격규제 압박에 눈치를 보던 타 커피전문점들의 도미노 인상이 전망 돼 이 부분 또한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 골목 상권 침해의 문제에서 외국계 기업과 합작한 스타벅스도 이 문제에서 비켜갈 수 없다고 제기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2년 12월 미국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SCI)과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와 지난 1997년 9월 50대 50 지분으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 소개됐는데,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들여와 스타벅스가 유명해졌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999년 서울에 첫 매장을 연 뒤 매년 매장수를 확장해 지난해 말 현재 43개 도시에 398개의 매장을 직영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SCI(SCI Nevada)와 계약을 통해 상표 및 기술사용대가로 매출액의 일정률에 상응하는 금액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데, 지난달 10일 금융감독원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한 로열티 지급 총액은 735억528만원으로 집계됐다.

2000년 당시 4억3천만원 정도였던 연간 로열티 지불액은 2006년 54억7천만원, 2009년에는 102억원으로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왠만한 중소기업 매출액에 맞먹는 148억7천800만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로열티 지급액은 5.0% 내외로 업계는 5%선은 결코 만만히 볼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업이 커나가면서 2005년 주당 1천500원(액면가 5천원), 2007과 2008년에는 각각 500원씩, 2010년에는 750원 등의 배당도 실시했다. 이를 통해 SCI와 이마트는 누적기준 각각 65억원씩의 배당이익을 거뒀다. 소비자들이 마시는 커피에 이같이 로열티가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커피값이 비싼 업체가 됐다.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를 기준으로 커피빈(4천원)이며 스타벅스가 3천900원으로 그 뒤를 잇게 돼 외국계 커피전문점들이 1, 2위를 차지하게 됐다. 다음으로는 카페베네·파스쿠찌·투썸플레이스·커핀그루나루(3천800원)가 세번째이며, 테이크아웃 매장을 제외한 가장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는 3천600원인 엔제리너스와 탐앤탐스, 할리스커피다.

이번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과 관련해 원가를 감안하더라도 이미 충분히 비싼데 가격이 오르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라는 말도 들려지고 있고 일부 네티즌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는 뜻도 보이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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