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법원 "휴대전화 요금 원가자료 공개하라"… 이통사 "영업말라는 것이냐" 발끈

"방통위 비공개 처분 위법"… 대부분 공개 명령

김상현 기자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휴대전화 요금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원가 자료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영업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소송의 피고인 방송통신위원회는 "판결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고, 실질적인 당사자인 SK텔레콤도 "요금 원가 자료를 공개하면 핵심 경영정보를 무한대로 노출하게 된다. 원가 정보에는 투자비, 마케팅비, 네트워크 유지·관리비 등 모든 비용의 구성과 매출에 관한 세밀한 정보는 물론, 회사 직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업보고서와 약관신고서류까지 포함될 것"이라며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고 방통위와 함께 항소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참여연대가 요구한 요금 원가와 요금 산정 관련 자료 등은 대부분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정보에 해당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화 부장판사)는 6일 참여연대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가 산정 자료를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자료가 공개된다고 해서 통신사업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고, 기간산업으로서의 통신사업 특성을 고려하면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방통위의 감독·규제 권한 행사에 대한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공개를 명령한 자료는 `요금 원가 산정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용 및 투자보수 산정 자료', `이동통신 3사가 방통위에 제출한 요금산정 근거 자료', `이용 약관의 신고·인가와 관련된 적정성 심의 평가 자료' 등 청구된 자료 대부분이다. 다만 `사업비용 및 투자보수 산정 자료' 가운데 통신사가 보유한 개별유형자산, 취득가액, 감가상각비 등 세부항목은 영업상 비밀에 해당되므로 비공개를 허용했다.

또 방통위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TF)의 의사록·회의록 등을 공개하라는 일부 청구는 각하했다.

참여연대가 청구한 자료가 적용되는 시기는 2005∼2011년으로 2·3G(세대) 통신 서비스에 해당돼 근래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4G(세대)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향후 LTE 서비스에 대해서도 원가자료 공개 소송을 낼 경우 어떤 판단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참여연대는 작년 5월 `이통3사가 책정한 통신요금의 거품이 지나치다'며 요금 원가와 요금 산정 관련 자료, 요금 인하 논의와 관련한 최근 회의록 등을 공개하라고 방통위에 청구했다.

그러나 방통위가 대부분의 자료를 "법인의 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 다수 포함됐다"며 비공개 결정하자, "정보 공개로 이통업체들의 정당한 이익을 해한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작년 7월 소송을 냈다.

참여연대 측을 대리한 조형수 변호사는 "전파의 공공재적 성격과 요금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큰 영향을 고려해 재판부가 판단했다고 본다"고 환영한 뒤 "향후 관련 정보가 공개되면 요금이 적절히 산정됐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재판 결과에 대해 "판결문을 확인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국민전체의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공공적 성격에 비춰봤을 때 방통위가 이통사의 영업 비밀과 관련된 핵심정보를 제외하고는 요금책정과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통위가 이번 판결을 받아들이면 요금 원가 정보와 약관 신고·인가 신청에 대한 적정성 평가 자료 뿐 아니라 과거 주요 통신·요금 정책을 결정할 때 내부적으로 보고한 문건도 일부 공개해야 한다.

이 가운데 무선인터넷 요금을 개선하는 방안에 관한 보고자료와 알뜰폰(MVNO) 사업자에 데이터망을 도매로 제공하는 대가 기준 마련에 관한 자료 등은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과 관련 있다.

작년 범정부 통신요금 태스크포스(TF)의 보고서도 공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에 작년 이동통신 요금 인하폭이 1천원으로 결정된 배경도 일부 공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 정보가 공개되더라도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문자 1건, 통화 1초, 데이터 1MB 등 세부 항목별 원가를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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