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 음악 어때] 스타일리시한 모던록 음악 선보여 온 '마이 앤트 메리'

박성민 기자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 왼쪽부터 박정준(d·v), 정순용(v·g), 한진영(b·v).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 왼쪽부터 박정준(d·v), 정순용(v·g), 한진영(b·v).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스타일리시한 모던록 음악을 선보여 온 밴드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 정순용과 베이시스트 한진영은 고등학교 동창이며, 2004년 발매한 싱글 '공항 가는 길'부터 합류한 드러머 박정준 이들 세 명이 마이 앤트 메리를 이루고 있다.

인디 음악계가 태동하던 1997년에 결성된 마이 앤트 메리는 고교 졸업 후 본격적으로 1995년 12월 클럽 드럭을 시작으로 스팽글, 클럽 Double Juice, 푸른굴 양식장, 마스터 플랜 등에서 클럽활동을 활발히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던록밴드로 불렸지만 공연 땐 조지 마이클, 지미 헨드릭스, 비틀스의 곡을 연주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클럽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은 펑크나 하드코어 스타일의 강한 음악을 하는 팀들이여서 초기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으나 이후 언니네 이발관, 델리 스파이스 등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3대 모던록 밴드로 손꼽히게 됐다.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 해의 음반상'과 '최우수 모던록' 부문을 수상한 3집 'Just Pop' 앨범 재킷.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 해의 음반상'과 '최우수 모던록' 부문을 수상한 3집 'Just Pop' 앨범 재킷.

1999년 데뷔작 'My Aunt Mary'를 발표했고, 3집 'Just Pop'(2004)으로 2005년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 해의 음반상'과 '최우수 모던록' 부문을 수상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그들의 존재를 격상시켰다.

3집 'Just Pop'에 대해 향후 한국 인디 록 토양에서 음악적으로 훨씬 많은 잠재력을 갖춘 실험적 밴드들이 더욱 많이 양산될 것이지만, 그들 대부분이 근접하거나 도달하지 못할 영역에 마이 앤트 메리는 이미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당시 수상 소식을 안 멤버 모두는 깜짝 놀랐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고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수상은 이들을 '붕 뜨게' 만들었다. 그러나 들뜬 기분은 결국 부담이 됐고, 이후 새 음반을 준비하던 이들은 '더 깊어져야 하는 것 아냐?', '음악이 단수가 있어야 하잖아?'는 고민이 이어지며 결국엔 '우릴 헐뜯지 않을까?'란 걱정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마이 앤트 메리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은 '듣고 싶은 음악'이다. 이들은 "대중적이다, 마이너 음악이다 하는 구분을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음악이란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있을 뿐입니다."

마이 앤트 메리의 목표는 '대화할 수 있는 음악'이다. 또 록의 정통성을 고집하지 않고 장르의 형식을 떠나 애청 넘버가 될 곡을 만들 것이라고 한다. 자신들의 음악을 설명할 때마다 '저스트 팝(Just Pop)'이라고 말하는 건, 모든 장르가 녹아 있다는 뜻에서다.

또한 마이 앤트 메리는 장르의 다양성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장르의 다양성 부족은 인구 수가 적다는 것과도 밀접해요. 이 말에는 '시장이 좁다', '상업적인 트렌드로 장르가 편중돼 있다' 등 여러 의미가 내포돼 있죠. 결과적으론 우리의 기본 음악 토양이 건강하지 못하단 거죠. 마이 앤트 메리는 장르의 다양성에 일조하고 싶어요."

이들은 2009년 5월 공연을 끝으로 각자의 음악 취향을 만끽할 충전기를 갖기로 하고 현재 멤버들은 개인활동을 하고 있다. 한진영은 '옐로몬스터'를, 박정준은 '파이브 앳 다이스'란 그룹을 결성했고 정순용은 음악적 예명인 'Thomas Cook(토마스 쿡)'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특히 정순용은 2001년 1집 'Time table'을 발표했고, 2011년에는 김동률과 공동 프로듀싱 했다는 것으로 화재를 모았던 2집 'Journey'를 냈다.

'토마스 쿡'은 현대 여행업의 기초를 이룬 영국의 유명 여행회사 설립자의 이름이다. 또 데뷔 앨범 제목인 '타임 테이블'은 토마스 쿡에서 발간하는 잡지의 제일 뒤에 첨부돼 있다.

정순용은 "이 이름이 마치 불특정인의 대명사로 느껴졌고 솔로 음반에 토마스 쿡이란 예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가 여행을 떠나려고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영국의 여행 관련 회사 이름이에요. 그 때가 첫 번째 솔로앨범을 발표하던 2001년이었어요. 이 회사에서 발간하는 가이드북도 똑같은 이름인데 어쨌든 그 때 여행을 떠날 때는 꼭 지참해야 하는 것이란 인상을 받아서 그런 이미지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정말 어딘가에 있을 사람 이름 같잖아요. 실제 해외 여행 다닐 때 제 이름이기도 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한 정순용은 신중현의 장남 신대철이 만든 서울고 스쿨밴드 '센세이션' 출신이기도 하다.

2집의 경우 정순용과 함께 김동률, 조원선, 이상순, 박지만 등 유명 뮤지션들이 연주와 코러스에 참여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김동률은 웬만하면 다른 가수의 음반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김동률의 첫 외부 음반 프로듀싱 앨범이라는 사실은 정순용의 음악적 역량과 매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들은 정순용이 라디오 게스트를 하면서 친해졌고, 그러다 김동률의 5집 앨범 'jump'의 피처링으로, 또 공연 게스트로 인연을 쌓아갔다. 정순용은 쓴 곡들에 대해 김동률에게 조언을 구하러 찾아갔고, 자연스레 함께 하게 됐다고 한다. 예민하기로 소문난 김동률의 꼼꼼한 지적은 정순용의 빈틈을 메워줬다.

김동률은 "정순용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봐줄까 혹은 봐주었으면 좋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게 아니라, 자기 내면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하는 소통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다"라며 "그의 존재가 나는 고맙고, 그가 만들어 내는 음악을 듣는 것이 행복하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정순용과의 작업을 의미있게 평가하기도 했다.

토마스 쿡 2집 'Journey' 앨범 재킷
토마스 쿡 2집 'Journey' 앨범 재킷

2집은 포크, 팝, 재즈, 록 등 장르도 다양하다. 안정된 어쿠스틱 사운드가 만든 공간에는 사랑, 설렘, 좌절, 희망, 두려움의 감정들이 촘촘하게 배었다.

또한 비오는 날에 잘 어울리는 잔잔한 연주와 은은한 사진들로 이뤄졌다. 무조건 세고, 질러야 하는 최근 가요계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 토마스 쿡은 "누구보다 잘하고 세련되기보다는 자기만의 색깔로 남들 좇아가지 않고 제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또한 "아티스트가 어떤 음악적 기술이나 모양새로 감동을 주는게 아니라 그 아티스트의 생각과 이미지가 감동을 주는 모티브"라고 설명한다.

첫 트랙곡 '솔직하게'는 기분 좋은 햇살, 행복감을 노래로 표현한 어쿠스틱 팝 음악이다.

'집으로 오는 길'은 조율도 제대로 되지 않은 어쿠스틱 피아노를 김동률에게 연주를 부탁해 즉흥적으로 녹음된 곡이다. 이 곡에 대해 정순용은 "솔직한 감정이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서 유난히 애착이 가는 곡"이라고.

경쾌한 리듬의 '청춘'에선 감정의 상승세를 보이지만, 수면 장애에 시달릴 때의 두려움을 담은 '불면'은 감정의 하향 곡선을 뚜렷하게 그린다.

토마스 쿡은 지난 23일까지 펼쳐진 소극장 공연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EBS FM '청년시대 라디오 드림' DJ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콘서트에는 인디계의 대부 이한철을 비롯해 듀오 '페퍼톤즈', 모던록밴드 '보드카레인'의 리더 주윤하, 기타리스트 조정치, 싱어송라이터 이승렬, 엠넷 '슈퍼스타K 2' 출신 존 박, 싱어송라이터 박새별과 로지피피, 1인 밴드 '에프터눈'의 박경환 등이 게스트로 나섰다.

토마스 쿡은 멤버들의 활동이 끝나면 다시 마이 앤트 메리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오는 10월 20일과 21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가을 대표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2'에서 3년만에 마이 앤트 메리를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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